
미셸 브로도(62·사진)
‘특집’ 소개한 프 권위지 ‘NRF’ 브로도 편집장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예지 <엔에르에프>(NRF: La Nouvelle Revue francaise)가 봄·여름호에 걸쳐 한국 문학 특집을 꾸렸다. 특집에는 황순원, 성찬경, 박완서, 고은, 황석영, 김훈, 한강, 김연수, 김애란 등 작가 30여명의 시와 장편소설 요약본, 단편소설들이 실렸다.
이번 특집에 번역을 지원하고 작품 선정에 참여한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셸 브로도(62·사진) <엔에르에프> 편집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을 소개하고, 더욱 읽고 싶다는 충동을 심어주는 게 이번 특집의 목표”라고 밝혔다.
“편집장을 맡은 1999년부터 유럽과 다른 나라 사이의 문학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중요한 관심사였다. 프랑스 문단은 다른 문화권 작품에 상당히 개방돼 있다.”
그는 “우리 잡지에서 특집으로 소개하면 프랑스 대학들에서 교재로 삼거나 외국 잡지에서 번역해 소개하는 사례가 많아 이번 특집호를 계기로 한국 문학의 다양한 면모가 널리 알려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에르에프>는 1902년 앙드레 지드 등이 주축이 되어 창간됐으며, 프랑스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갈리마르 출판그룹에서 간행하는 영향력 있는 잡지다.
프랑스에서는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한국 문학이 소개됐다. 1980~90년대 문학전문 출판사인 악트쉬드가 한국 문학 작품 30여 종을 출간했고, 갈리마르에서도 신경림 시인의 <농무> 등을 소개했다. 2000년대에는 쥘마 출판사가 황석영·이승우씨 작품을 소개했다. 지난해 이승우씨의 <식물들의 사생활>은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페미나상 외국어 부문에 최종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브로도 편집장은 한국 문학의 특징으로 ‘역동성’을 꼽았다. “황순원의 <수컷 퇴화설>부터 김연수의 <남원고사에 관한 세 개의 이야기와 한 개의 주석>까지 시대별로 작품을 훑으면서 급속한 산업화를 겪은 한국 사회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문학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사실주의에서 추상주의로의 변화가 완만히 진행됐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변화가 역동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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