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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단독] ‘보물 예고’된 직지사 대웅전 현판 “이완용이 썼다”

등록 2008-07-30 08:09

경북 김천시 직지사 대웅전 현판
경북 김천시 직지사 대웅전 현판
경북 김천시 직지사 대웅전(시도유형문화재 215호)이 다음달 보물로 지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판을 ‘친일파’ 이완용이 썼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현판과 관련해 자료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완용 평전인 <일당기사>(一堂紀事) 연보(746쪽)를 보면 “1923년 1월11일 김천군(현재 김천시) 직지사에 2종의 편액을 써서 보내다. 직지사의 대웅전 및 천왕문의 판액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일당기사>는 이완용이 1926년 숨지자, 이듬해 내각 총리대신 시절 비서관이었던 김명수가 편집해 펴낸 책이다. 여기엔 직지사 대웅전 말고도 창덕궁 함원전 등 10여종의 현판을 이완용이 썼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당시 신문에도 관련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진이 남아 있다. 1926년 9월12일치 <동아일보>에 실린 직지사 대웅전 현판 사진과 지금의 것을 견줘 보면 육안으로도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 7일 해당 건물을 <관보>에 보물로 지정예고하면서 이런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우 문화재청 전문위원(건축문화재분과)은 “위원들이 건물의 양식 등을 살폈을 뿐, 현판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물 지정 여부를 심의하는 문화재위원회 쪽도 마찬가지다. 박언곤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 위원장(홍익대 교수)은 “문제 제기가 되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건물을 관리하는 직지사 성보박물관 쪽도 “처음 듣는 얘기”라며 놀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철저한 사실 확인과 폭넓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를 발굴한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은 “기록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판이 이완용의 것으로 판명될 경우 교체 여부 등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편액이 건물의 본질적 부분이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들이 다같이 어우러져 역사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풀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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