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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사람] ‘작은책방’ 숨결, 이리 보낼 순 없어요

등록 2008-08-22 18:27수정 2008-08-22 22:52

한상준(46)
한상준(46)
대학로 이음책방 이례적 ‘후원의 밤’ 행사 열어
서점 단골 예술인 등 ‘한뜻’ 공연 선봬
한상준 대표 “혼자 아님에 희망 느껴”

“여력이 있었으면 연말에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을 텐데, 후원의 밤 행사를 갖게 돼 부끄럽습니다. 혼자가 아님에 고마움과 확신, 희망을 느낍니다.”

22일 저녁 서울 대학로의 ‘이음책방’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책방 ‘후원의 밤’. 기꺼이 ‘후원’하고자 책방을 빼곡히 메운 손님들은 한상준(46) 이음책방 대표의 인사말에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2005년 10월 문을 연 이음책방은 인문·예술서를 전문으로 다루는 ‘작은 책방’으로,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이 되고픈 바람에서 ‘이음’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음책방은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 몇 곳이 출판 유통을 장악한 현실에서 지난 3년 동안 힘겨운 사투를 벌여 왔다. “베스트셀러 서적 위주가 아니라 대표가 직접 추천하는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고, 정기적인 문화행사로 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었지만, 책방이 자리를 잡기까지 감수했던 손실액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지난달 14일에는 책방 경영의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후원의 밤 행사는 공청회 자리에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함께 서울 통인동에서 ‘길담서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준 교수(성공회대), 서울 성균관대 정문 근처 ‘풀무질’ 서점 은종복 대표 등 작은책방의 ‘동지’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평소 책방을 ‘놀이터’처럼 애용하던 예술인들도 가세했다.

연극 <봄날은 간다>의 극작가이자 공연연출가인 최창근씨는 이날 행사의 총연출을 맡았다. “이음책방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책방에 워낙 자주 드나들다 보니 ‘식구’나 마찬가지가 됐습니다. 집을 살리려 식구들이 기꺼이 돕자고 마련한 자리입니다.” 최씨는 “책방이 문 닫는 시간인 밤 10시까지 책을 보다가 그때까지 남아 있던 손님들, 한 대표와 어울려 뒤풀이 자리도 자주 가졌다”며 “집 같고 놀이터 같은 작은 책방이 살아야 출판문화도 발전할 것 같다. 길담서원과 풀무질 등 다른 작은 서점들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런 자리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선 책방이 문을 연 이래 ‘독자와의 만남’ 행사, 연극 등의 문화행사에 참여했던 작가, 연극인 등이 낭독과 공연 등을 선보였다. 온앤오프 무용단, 말로밴드, 극단 드림플레이, 해금연주가 김준희 등의 공연에 이어 시인 이문재 장철문 안찬수, 성우 김상현 등의 작품 낭독이 이어졌다. 화가 염성순, 사진작가 임종진 이상엽 등이 기증한 사진과 그림을 경매에 부치기도 했다.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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