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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작은 수입영화’ 입소문 타고 흥행몰이

등록 2008-11-25 19:21

‘뱅크잡’ ‘렛미인’ 개봉 얼마안돼 손익분기점 넘어
대작 아니지만 높은 완성도…온라인 정보도 한몫
수입 가격이 10억원을 넘지 않는 ‘작은 해외 영화’들이 뜻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영화를 보는 안목이 높아진 관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을 퍼뜨리며 흥행을 주도한 결과다.

스웨덴에서 날아온 뱀파이어 영화 <렛 미 인>은 지난 13일 개봉 이후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관객 1만명을 넘어섰다. 지방 관객들의 상영 요청이 잇따라, 개봉 당시 13개에 불과했던 상영관은 33개로 늘었다. 25일까지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 4만5천명에 이른다.

<렛 미 인>을 1천만원에 수입한 데이지엔터테인먼트의 이상미 대리는 “국내 관객들에게 매우 낯선 스웨덴 영화라서 걱정했는데 부천영화제에서 상영하고 난 뒤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기대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요즘은 작은 영화들도 입소문을 타고 유행이 금세 번져간다”고 말했다.

<렛 미 인>에 앞서 개봉한 범죄 스릴러 <뱅크 잡>은 25일 현재 56만명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을 두 배 이상 넘은 ‘중박’이다.

올해 작은 영화 중에 예상 밖 흥행을 기록한 작품으로는 상반기의 대표적 슬리퍼 히트작인 액션 영화 <테이큰>(230만명), 에스에프 스릴러 <미스트>(60만명), 환경 다큐멘터리 <지구>(20만명) 등이 있다.

이들 영화의 특징은 개봉작이 많지 않은 비수기를 골라 개봉했다는 것, 그리고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작은 영화 흥행 돌풍의 가장 큰 요인은 관객들의 움직임이 기민해졌다는 데 있다. 비슷비슷한 할리우드 영화나 한국 영화에 물린 관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작지만 특별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뱅크 잡>의 홍보 마케팅을 맡은 램텍커뮤니케이션즈의 강혜수 과장은 “개봉 전에는 언론을 통해 영화가 알려지지만, 개봉 뒤에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중요하다”며 “영화를 본 관객들의 블로그나 포털 리뷰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 ‘정말 재미있나 보다’ 하고 사람들이 몰리지만, 대작들도 재미없다는 소문이 돌면 금세 관객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외화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업자들은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629개였던 외화 수입업체는 올 10월 현재 701개로 늘어났다. 한화그룹과 성원건설 등 대기업들도 계열사를 만들어 영화 수입업과 배급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투자를 받지 못해 중도에 엎어지거나 크랭크인도 못하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한국 영화의 경우 투자 회수 기간이 최소한 1년 이상이지만, 수입 영화는 6개월이면 돈을 되찾을 수 있다. 결국 한국 영화로 갈 돈이 수입 영화로 흘러간다고 볼 수도 있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50편인 반면, 수입 외화는 145편이었다.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은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만 익숙해져 있던 관객들에게 유럽의 다양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 ‘작은 영화’의 수입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만들어진 예술영화 전용관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쪽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 역량이 커진 데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길윤형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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