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훈아씨 번역·이보름씨 그림 ‘큰몫’
공지영씨와 쓰지 히토나리가 <한겨레>에 연재할 합동소설의 제목이 정해졌다. 한국과 일본의 두 작가는 오랜 상의 끝에 ‘먼 하늘 가까운 바다’를 합동소설의 제목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먼 하늘 가까운 바다’는 오는 16일 치부터 1주일에 두 면씩 <한겨레> 지면을 장식하게 된다.
일본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하다가 헤어진 뒤 7년 만에 한국에서 재회하는 젊은 남녀, 그들의 배경을 이루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가로놓인 현해탄과 역사적 상흔, 그리고 함께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 등을 제목은 넉넉히 품어 안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유례 없는 한·일 작가의 합동소설 연재에는 번역자 김훈아(42)(사진 위쪽)씨와 한국화가 이보름(36)(사진 아래쪽)씨가 힘을 보탠다. 번역자 김씨는 성신여대 일문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일본 센슈대학에서 일본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다. 학위논문을 정리한 <재일 조선인 여성문학론>을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출간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 귀국해 성신여대, 국민대,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시게마츠 기요시의 <일요일의 석간>을 번역 출간했으며, 쓰지 히토나리의 <대필가(代筆家)>(한국어 제목은 미정)를 이달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한수산씨의 <까마귀>를 일역 중에 있다. 특히 일본 <아사히신문>과 <동아일보>에 동시 연재된 유미리의 소설 <8월의 저편>의 자료 번역과 교정 등에 깊이 관여했다. 김씨는 이번 공지영·쓰지 히토나리 소설 연재에서도 단순한 번역자 차원을 넘어 두 작가 사이의 언어·문화적 차이를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 역시 맡을 것으로 보인다.
%%990002%%화가 이보름씨는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97년 이후 7차례의 개인전과 ‘21세기 한국화 내일의 전망전’ ‘아시아의 새로운 도약전’ 등 여러 차례의 합동 전시회를 열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전, 단원미술대전, 서울미술대상전 등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섬세한 내면과 객관적 세계가 조응하는 순간의 풍경을 포착하는 데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전경린 에세이 <나비>와 윤대녕 산문집 <열두 명의 연인과 그 옆 사람> 등의 삽화와 카슨 매컬러스 소설 <슬픈 카페의 노래>와 박철화 평론집 <관계의 언어> 등의 표지그림을 그렸다. 한남대 한국화과에 출강하고 있다.
한편 두 연재 작가 공지영씨와 쓰지 히토나리는 다음달 1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광복 60돌 맞이 시민 달리기 축제 ‘행진 610’에 ‘6월의 꽃’으로 선정되어 시민들과 함께 달릴 예정이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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