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48)
‘평양어린이사과농장 설립’ 공동본부장 안도현 시인
“혹한의 겨울에도 사과나무는 나이테를 늘려갑니다. 밤이 길고 힘들어도 겨레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남과 북의 아이들이 손잡고 노래부르는 미래의 꿈에 투자하십시오. 1만원이면 사과나무 한 그루를, 10만원이면 열 그루를 심을 수 있습니다.”
북한 지원은 퍼주기 아닌 나눔
1만원으로 미래의 꿈에 투자를 북녘 어린이들에게 영양 많은 사과를 공급하기 위한 ‘평양어린이 사과농장 설립사업’에 안도현(48·사진) 시인이 나섰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사과나무 1만2천그루(10㏊ 규모)를 북에 지원하는 이 사업에는 북녘에 나무보내기 운동본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대북조림지원단체인 겨레의 숲, 전북 장수군이 참여한다. 오는 25일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4월에는 식목 행사를 할 예정이다. 공동본부장을 맡은 안 시인은 “사과나무는 수확이 빨라, 심은 뒤 3년이 지나면 50%를, 4년이 지나면 100%를 수확할 수 있는데, 그루당 100개씩을 목표로 연간 120만개를 수확해 북한 어린이의 급식용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에 나무를 심는 시인’으로 광고에도 출연했던 그는 또 “소나무처럼 열매가 없는 나무는 일회용으로 사업이 끝나지만, 사과 같은 유실수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지속적인 남북교류 취지와 맞다”며 “묘목만 보내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기술 지도와 농약 공급 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과로 유명해진 전북 장수군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6천그루 제공을 약속해 많은 힘이 됐다”며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형국에서 자치단체장이 소신껏 결정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007년 봄, 사과나무 2500그루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된 이 사업은 이후 남북관계 급랭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민간교류까지 막히면 우리 몸의 실핏줄을 끊는 것과 같다”며 “교류는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에 쌀을 보내면 군량미로 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그렇다면 나무를 보내면 북한이 새총을 만들겠느냐”며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은 퍼주기라고 비판하지 않으면서, 북한 지원만을 비판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에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살림의 한쪽을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남은 것의 일부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독일 통일을 위해 서독은 우리보다 많은 비용을 동독에 썼다”고 덧붙였다. “남쪽에는 나무를 심을 내 땅이 없고, 북쪽에는 땅은 있으나 나무가 없습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는 날, 내가 보낸 나무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자라고 있는지를 함께 보러 갈 사람과 꿈꾸어 보고 싶습니다. 누구보다도 통일세상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그 꿈을 꾸게 하려고 시작한 일입니다.” 그는 남북관계가 좋아져 북녘 사과를 남쪽으로 가져와 맛보는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02)706-6008.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1만원으로 미래의 꿈에 투자를 북녘 어린이들에게 영양 많은 사과를 공급하기 위한 ‘평양어린이 사과농장 설립사업’에 안도현(48·사진) 시인이 나섰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사과나무 1만2천그루(10㏊ 규모)를 북에 지원하는 이 사업에는 북녘에 나무보내기 운동본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대북조림지원단체인 겨레의 숲, 전북 장수군이 참여한다. 오는 25일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4월에는 식목 행사를 할 예정이다. 공동본부장을 맡은 안 시인은 “사과나무는 수확이 빨라, 심은 뒤 3년이 지나면 50%를, 4년이 지나면 100%를 수확할 수 있는데, 그루당 100개씩을 목표로 연간 120만개를 수확해 북한 어린이의 급식용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에 나무를 심는 시인’으로 광고에도 출연했던 그는 또 “소나무처럼 열매가 없는 나무는 일회용으로 사업이 끝나지만, 사과 같은 유실수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지속적인 남북교류 취지와 맞다”며 “묘목만 보내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기술 지도와 농약 공급 등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과로 유명해진 전북 장수군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6천그루 제공을 약속해 많은 힘이 됐다”며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형국에서 자치단체장이 소신껏 결정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007년 봄, 사과나무 2500그루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된 이 사업은 이후 남북관계 급랭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민간교류까지 막히면 우리 몸의 실핏줄을 끊는 것과 같다”며 “교류는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에 쌀을 보내면 군량미로 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는 “그렇다면 나무를 보내면 북한이 새총을 만들겠느냐”며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은 퍼주기라고 비판하지 않으면서, 북한 지원만을 비판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에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살림의 한쪽을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남은 것의 일부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독일 통일을 위해 서독은 우리보다 많은 비용을 동독에 썼다”고 덧붙였다. “남쪽에는 나무를 심을 내 땅이 없고, 북쪽에는 땅은 있으나 나무가 없습니다. 언젠가 통일이 되는 날, 내가 보낸 나무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자라고 있는지를 함께 보러 갈 사람과 꿈꾸어 보고 싶습니다. 누구보다도 통일세상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그 꿈을 꾸게 하려고 시작한 일입니다.” 그는 남북관계가 좋아져 북녘 사과를 남쪽으로 가져와 맛보는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02)706-6008.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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