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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사람]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머잖아”

등록 2009-05-12 19:28수정 2009-05-13 15:47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9)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9)
서울 배경 소설 쓰는 노벨문학상 르 클레지오
“한림원 관심 높아…황석영·이승우 자격 충분”
한글 깨치고 나홀로 여행…유별난 한국사랑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가능성 정도가 아니라 거의 당연하다고 해야겠죠.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을 위해 스웨덴 한림원에 갔을 때 그쪽 분들이 한국과 한국 문학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는 걸 들었습니다. 한국을 잘 알고 있고, 번역된 작품도 많이 읽고 있더군요. 여기서 그분들이 거론한 작가들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외의 한국계 작가인 아나톨리 김을 비롯해 황석영,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이승우 등 많은 작가들이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9)가 한국을 찾았다. 2001년 처음 방한한 이래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지난 2일 입국한 뒤 현재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이화여대의 기숙사에 머물며 서울을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을 쓰고 있다. 르 클레지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유별난 한국 사랑과 노벨상 수상 이후의 삶의 변화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한국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래된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식민 통치와 전쟁을 겪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 때문인지 두 나라 문화에는 상당한 유사성이 있습니다. 한국에 오면 저도 모르게 프랑스 문화를 느끼게 될 정도입니다.”

 르 클레지오는 2001년 처음 방한해서 전남 화순 운주사를 둘러본 뒤 <운주사, 가을비>라는 시를 썼고, 2005년 두 번째 방한 때도 <동양, 서양(역사-몽환 시)>라는 시를 썼으며, 2006년에는 개인적으로 방한해서 안내자 없이 강원도 영월을 여행하는 등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한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안녕하세요”라는 뚜렷한 한국어로 말문을 연 그는 한글 철자를 읽을 수 있어서 혼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28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르 클레지오는 13일 오후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엘지홀에서 ‘세계대전에서 세계화로: 문학의 질문들’을 주제로 공개강연을 한다.

 “한국과 프랑스는 모두 전쟁을 겪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분쟁이 진행 중이죠. 분쟁은 어떤 일부의 문화권이 다른 문화권에 대해 이해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타 문화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정말 중요한데, 문학이야말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문학은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자신의 삶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좀 더 쉽게 주어진다는 점은 차이라 할 수 있겠죠. 예컨대 이번의 방한처럼 말입니다. 그밖에는 노벨상의 상금 덕분에 상당한 빚을 청산하고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변화라면 변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르 클레지오는 현재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화여대 기숙사를 가리켜 ‘수도사의 은신처’라 표현했다.

 “학생들이 늦잠을 자기 때문에 아침에는 정말 조용합니다. 저는 아침 여섯 시부터 몇 시간 동안 글쓰는 작업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걸어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신촌의 작은 길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남산 쪽으로 산보도 갑니다. 특별한 일 없이 평범하고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르 클레지오는 이화여대 강연에 이어 22일 오후 4시~6시에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10층 대강당에서 ‘행복’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회와 낭독회를 연다. 22일 행사에 참석하고자 하는 독자는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daesan.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르 클레지오는 단편 작업을 끝낸 뒤 28일 가족이 있는 프랑스 파리로 돌아간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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