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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전후세대 아픔 안고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록 2009-06-28 21:47

유현목 감독
유현목 감독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 유현목 감독 별세
<오발탄>, <아낌없이 주련다> 등으로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유현목 감독이 28일 별세했다. 향년 84. 유 감독은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최근 당뇨 합병증까지 겹치며 병세가 악화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1925년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56년 영화 <교차로>를 연출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61년 만든 대표작 <오발탄>은 전후 세대의 암울한 현실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초빙되기도 했다. 이범선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960년대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지만, 개봉 당시엔 반사회적이고 내용이 어둡다는 이유로 한달 만에 상영이 중지되기도 했다.

56년 ‘교차로’ 영화계 입문…기복없는 활동
‘오발탄’ 국제적 호평…2일 ‘영화인장’으로

그는 이후 기복 없는 작품 활동으로 <아낌없이 주련다>(1963), <춘몽>(1965), <막차로 온 손님들>(1967), <분례기>(1971) 등 40여 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특히 문학과 종교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영화에 반영했다. <김약국의 딸들>(1963·박경리 원작), <잉여인간>(1964·손창섭 원작), <순교자>(1965·김은국 원작), <카인의 후예>(1969·황순원 원작), <장마>(1979·윤흥길 원작), <사람의 아들>(1980·이문열 원작) 등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문예영화들이었다. <순교자>와 <사람의 아들>은 종교적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76년부터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0년 정년퇴임한 이후, 영화 제작을 그만둔 지 15년 만에 재기작인 <말미잘>(1995년)을 내놓아 화제를 낳기도 했다. 62년 이래 아홉 차례 대종상 감독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78), 대한민국예술원상(1982) 등 30여개의 상을 받았다. <한국영화발달사>(1981), <영화인생>(1995) 등 저서 6권을 펴냈으며 <일본영화 이야기>를 번역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범영화인장’으로 닷새 동안 치러진다. 한국영화감독협회와 대한민국예술원은 이날 고인의 장례를 가칭 ‘대한민국 영화감독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김수영 감독이 위원장을, 영화감독협회의 정인엽 이사장과, 배우 이덕화씨가 부위원장을 맡는다. 2일 오전 영결식과 발인을 거쳐 오후에는 고인이 생전에 영화를 제작했던 서울 충무로 인근에서 노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묘지. 유족으로는 서양화가인 부인 박근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02)2258-594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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