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데 칼라트바리(61)
이란 그림동화 작가 파리데 칼라트바리 방한
철학적 이야기가 특징…라가치상 수상
“아이 될 수 있어야 아이들 이해 가능”
철학적 이야기가 특징…라가치상 수상
“아이 될 수 있어야 아이들 이해 가능”
이란의 철학 그림동화 작가이자 대표적 그림책 출판사 샤버비즈의 대표인 파리데 칼라트바리(61·사진)가 한국에 왔다. 이 출판사의 그림책은 국내에서 ‘생각하는 크레파스’ 시리즈로 출간됐으며 최근 국내 계약분 100권이 완간됐다. 이란의 전통복장을 한 채 16일 기자들과 만난 칼라트바리는 “한국 분들에게 이란의 옷차림이랄지 문화를 느끼도록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국에는 처음 왔지만 마치 고향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칼라트바리는 <빨간 공>, <나예요>를 비롯한 80여권의 그림책 이야기를 쓴 세계적 작가다. 철학적이고 시적인 이야기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림들이 어우러진 샤버비즈출판사의 철학 그림책들은 2004년 볼로냐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어린이책에 주어지는 최고의 찬사라 할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낱권이 아닌 300권이 넘는 이 출판사의 그림책 목록 전체에 상이 주어진 것은 볼로냐어린이도서전 사상 전례없는 일이다. 2006년엔 이 출판사의 그림책 <쿵쿵쿵>이 거듭 볼로냐어린이도서전 라가치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엔 국내에서 개최하는 시제이국제그림책축제에서 시제이그림책 상을 받기도 했다. <아라비안나이트>의 고향 페르시아의 문화가 밑바탕에 스며 있는 샤버비즈 그림책들은 현재 미국을 제외하고, 스페인·이탈리아·중국·대만 등 30개 나라에 번역돼 읽히고 있다. 샤버비즈 그림책들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 그림책은 서양의 그림책과 완전히 다르다”며 “그 다름은 바탕에 깔린 문화가 다르고 시선이 다르고 주제를 드러내는 앵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동양의 그림책에는 그 켜켜이에 고대문화가 여러 층으로 쌓여 있어요. 서양 그림책은 한번 읽고 곧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많은 반면, 내 책을 비롯한 이란의 그림책은 한번두번 읽을수록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어요.” 국내 출간된 100권 가운데는 칼라트바리의 작품은 17권이 들어 있다. 책을 번역·소개한 큰나출판사 쪽은 그의 작품 <빨간 공>은 100권 중 가장 국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소원한’ 관계를 반영하듯 그는 미국 수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국 출간에는 관심없다”며 미소지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아이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야기들이 아이들을 키웁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늘,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그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해요. 스스로가 아이가 될 수 있을 때라야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지요. 어른 책들이 종교, 정치와 연관돼 있다면 어린이책은 종교, 정치를 뛰어넘습니다.” 글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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