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안이(55)
‘장한가’ 작가 왕안이 한국 방문
중국 최고의 여성 작가로 꼽히는 왕안이(55)가 자신의 대표작 <장한가> 한국어판(유병례 옮김, 전2권, 은행나무 펴냄) 출간에 맞추어 한국을 찾았다. 지난 24~26일 경남 하동에서 열린 ‘2009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에서 제2회 이병주국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왕안이는 2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한가>는 제 소설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중국에서는 1995년에 출간된 책이라 조금 늦게 소개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한국 독자들이 조금 덜 재미있게 느끼신다면 앞으로 더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노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 현종과 양귀비의 못 다한 사랑을 다룬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장편서사시 <장한가>(長恨歌)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소설은 상하이 출신 여성 왕치야오의 반세기 남짓한 생애를 추적한 소설이다. 중국 최고 권위의 마오둔문학상 제5회 수상작이며, ‘20세기 중국 소설 100강’의 상위에 오르기도 한 이 작품은 상하이라는 특별한 공간의 어제와 오늘에 투영된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장한가>는 오래 전에 신문에서 읽은 사건기사에서 비롯된 소설입니다. 1940년대 미인선발대회에서 미스 상하이로 뽑혔던 여성이 오랜 세월이 흘러 50대가 된 시점에 20대 젊은 남자에게 살해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의 세목은 잊어버렸지만, 저는 그 여성이 지난 40년을 어떻게 살아 왔을까를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고 그것이 소설 <장한몽>이 되었습니다.”
<장한몽>은 상하이의 골목을 묘사한 ‘골목’이라는 이름의 장으로 시작한다. “골목은 이 도시의 배경과도 같다” “골목은 볼륨이 있는 공간이다” “상하이의 골목은 성적 매력이 있다” 등으로 상하이 골목의 특징을 짚어 나간 끝에 “상하이의 골목은 무수한 조각들이 합쳐져 이루어진 장관이며 무수한 인내심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거대한 힘이다”라는 문장으로 장이 마무리된다. 28일 기자회견에서도 작가는 상하이 골목의 독특한 성격을 강조했다. “저는 상하이라는 공간을 ‘민주’(民主) 두 글자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상하이 골목의 특징은 백화점과 상점 들이 즐비한 번화한 대로의 뒤쪽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가 밀집해 있다는 점입니다. 이 골목에 사는 여성들은 작고 좁은 집에 살면서도 거창하고 화려한 꿈을 꿉니다. 제 소설의 여주인공 역시 그런 사람이었죠.” 푸단대 중문과 교수이면서 상하이작가협회 주석이자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을 맡고 있는 중국 문단의 실력자이기도 한 왕안이에게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막연히 중국인과 한국인이 비슷한 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진다”면서 “한국 드라마는 여러 편 보았지만 정작 한국 소설은 본 적이 없는 나 같은 경우에서 보듯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문학 교류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장한몽>은 상하이의 골목을 묘사한 ‘골목’이라는 이름의 장으로 시작한다. “골목은 이 도시의 배경과도 같다” “골목은 볼륨이 있는 공간이다” “상하이의 골목은 성적 매력이 있다” 등으로 상하이 골목의 특징을 짚어 나간 끝에 “상하이의 골목은 무수한 조각들이 합쳐져 이루어진 장관이며 무수한 인내심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거대한 힘이다”라는 문장으로 장이 마무리된다. 28일 기자회견에서도 작가는 상하이 골목의 독특한 성격을 강조했다. “저는 상하이라는 공간을 ‘민주’(民主) 두 글자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상하이 골목의 특징은 백화점과 상점 들이 즐비한 번화한 대로의 뒤쪽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가 밀집해 있다는 점입니다. 이 골목에 사는 여성들은 작고 좁은 집에 살면서도 거창하고 화려한 꿈을 꿉니다. 제 소설의 여주인공 역시 그런 사람이었죠.” 푸단대 중문과 교수이면서 상하이작가협회 주석이자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을 맡고 있는 중국 문단의 실력자이기도 한 왕안이에게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막연히 중국인과 한국인이 비슷한 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진다”면서 “한국 드라마는 여러 편 보았지만 정작 한국 소설은 본 적이 없는 나 같은 경우에서 보듯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문학 교류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