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정지훈)
할리우드 첫 단독주연작 ‘닌자 어쌔신’ 개봉 앞둔 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할리우드에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정말 자랑스러워요.”
‘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진출한 가수 비(정지훈·사진)가 주연한 영화 <닌자 어쌔신>의 아시아 지역 기자회견이 9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단독으로 주인공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석자 없이 홀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는 시종 긴장된 표정으로 훈련 과정과 소감, 포부 등을 털어놨다. 이 자리에는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등 아시아 지역 9개 나라에서 200여개 매체, 5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체지방 빼고 액션장면 대부분 직접 소화
“계속 도전하면 박스오피스 1위 날 올 것” 비는 “처음 할리우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다들 웃으면서 맞아줬지만 ‘아시아에서 유명하다구요? 밥이나 즐겁게 먹읍시다’는 식이었다”며 “하지만 내 옆에 워쇼스키와 조엘 실버가 서 있게 되면서부터 다른 제작자들도 나를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쟤가 도대체 뭐기에 저런 사람들이 붙어서 열심히 해주는 걸까’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닌자 어쌔신>은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형제와 할리우드의 특급 프로듀서 조엘 실버가 제작하고, 워쇼스키사단의 제임스 맥티그가 연출을 맡은 ‘피범벅’ 액션 영화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의 암살 집단인 오즈누파의 일원으로 길러진 라이조(정지훈)가 오즈누파의 비인간적인 본질에 회의를 느껴 조직을 뛰쳐나온 뒤 벌이게 되는 싸움을 그렸다. 그는 이 영화의 액션 장면을 90% 이상 대역 없이 소화했다. “부러진 곳은 없었지만 여러군데 찢어진 상처가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그게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해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체지방을 빼는 훈련을 했는데, 그게 가장 고통스러웠어요.” 한때 그는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콘서트하고 드라마하고 영화 찍고 싶었”을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팬들과의 약속과 자존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나를 비난한 ‘왜곡 기사 스크랩’을 펼쳐 놓고, 나의 미국 진출이 말뿐이 아님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포기하고 싶을 땐 나와 동생을 위해 새벽 1~2시에 주무시고 5시에 일어나시던 어머님을 생각하며 ‘내가 아직 배가 부르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맷 데이먼이나 브래드 피트도 훈련시켜 봤는데, 네가 제일 못하는 것 같다”던 무술훈련 스태프들의 놀림도 “독기를 품게”했다. 그를 <닌자 어쌔신>의 주연으로 만들어준 인연은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 <스피드 레이서>로부터 비롯했다. 이 영화에서 꽤 비중있는 조연을 맡았던 비는 특유의 성실함과 액션 감각으로 워쇼스키와 당시 이 영화의 비(B)팀 감독이었던 제임스 맥티그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스피드 레이서>의 전 세계 흥행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닌자 어쌔신>의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는 생각을 해요. 열번이라도 문을 두드릴 거에요. 언젠가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날이 있겠죠.”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워너브라더스
“계속 도전하면 박스오피스 1위 날 올 것” 비는 “처음 할리우드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다들 웃으면서 맞아줬지만 ‘아시아에서 유명하다구요? 밥이나 즐겁게 먹읍시다’는 식이었다”며 “하지만 내 옆에 워쇼스키와 조엘 실버가 서 있게 되면서부터 다른 제작자들도 나를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쟤가 도대체 뭐기에 저런 사람들이 붙어서 열심히 해주는 걸까’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닌자 어쌔신>은 <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형제와 할리우드의 특급 프로듀서 조엘 실버가 제작하고, 워쇼스키사단의 제임스 맥티그가 연출을 맡은 ‘피범벅’ 액션 영화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의 암살 집단인 오즈누파의 일원으로 길러진 라이조(정지훈)가 오즈누파의 비인간적인 본질에 회의를 느껴 조직을 뛰쳐나온 뒤 벌이게 되는 싸움을 그렸다. 그는 이 영화의 액션 장면을 90% 이상 대역 없이 소화했다. “부러진 곳은 없었지만 여러군데 찢어진 상처가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그게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해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체지방을 빼는 훈련을 했는데, 그게 가장 고통스러웠어요.” 한때 그는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콘서트하고 드라마하고 영화 찍고 싶었”을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팬들과의 약속과 자존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나를 비난한 ‘왜곡 기사 스크랩’을 펼쳐 놓고, 나의 미국 진출이 말뿐이 아님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포기하고 싶을 땐 나와 동생을 위해 새벽 1~2시에 주무시고 5시에 일어나시던 어머님을 생각하며 ‘내가 아직 배가 부르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맷 데이먼이나 브래드 피트도 훈련시켜 봤는데, 네가 제일 못하는 것 같다”던 무술훈련 스태프들의 놀림도 “독기를 품게”했다. 그를 <닌자 어쌔신>의 주연으로 만들어준 인연은 워쇼스키 감독의 영화 <스피드 레이서>로부터 비롯했다. 이 영화에서 꽤 비중있는 조연을 맡았던 비는 특유의 성실함과 액션 감각으로 워쇼스키와 당시 이 영화의 비(B)팀 감독이었던 제임스 맥티그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스피드 레이서>의 전 세계 흥행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닌자 어쌔신>의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는 생각을 해요. 열번이라도 문을 두드릴 거에요. 언젠가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날이 있겠죠.”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워너브라더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