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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오스터마이어의 ‘인형의 집-노라’

등록 2005-06-02 17:03수정 2005-06-02 17:03

21세기 남녀는 평등하다고? 천만에!

“21세기 남녀 평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이 작품의 결말을 보고 여성들 스스로 자신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난 그걸 선동하고 싶었다.”(지난 4월, 오스터마이어)

1879년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아직도 제 구실이 끝나지 않은 것같다. 행복한 가정을 버리고 집밖으로 나선 노라를 그리며 여성해방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이 작품이 2003년 <인형의 집-노라>로 다시 태어난 이유다.

독일 연극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37)의 <인형의 집-노라>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엘지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지금까지 수없이 변주되어온 <인형의 집> 가운데 결말이 가장 극단적이다. 아내 노라와 지적인 남편 헬머는 21세기 전형적인 보보스족이다. 물질적으로는 물론 19세기 노라와 달리 정신적으로도 훨씬 풍요롭다. 하지만 노라의 비밀이 드러나며 화려했던 가정의 행복이 맥없이 부서진다. 결국 노라는 남편을 향해 총을 겨눈다.

입센의 작품을 두고 많은 이들이 물었다. 집을 뛰쳐나간 노라의 ‘내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의문을 제기한 것부터가 여성의 지위를 격상시킨 힘이었다. 오스터마이어는 21세기 노라의 내일을 두고 관객들이 또 다시 함께 고민해보길 원한다.

“모든 ‘햄릿’이 제 의부를 죽인다고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는가? 극은 물을 뿐이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노라’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난 3월 계획된 첫 내한 공연이 주연 배우 안네 티스머의 부상으로 연기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의정부국제음악극 축제에 올려진 <리퀘스트 콘서트>(오스터마이어는 이 작품을 “<인형의 집-노라>의 후편으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에서 안네 티스머는 한 독신녀의 고독을 한 마디 대사 없이 데생하듯 그려내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02)2005-0114.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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