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땅과 사람 냄새 담아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집단 ‘이미지프레스’가 최근 무크(부정기 간행물)를 창간해, 첫 호를 <여행하는 나무>라는 이름으로 청어람미디어 출판사에서 펴냈다. 50여명의 사진작가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온라인 웹진 ‘이미지프레스’(imagepress.net)가 창간한 지 7년만에 오프라인 매체를 출간한 셈이다.
창간호에서 이미지프레스는 “긴 호흡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들이 사라지고… 인류의 삶과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증발하고 그 자리에는 보기 좋고 아름다운 사진들만 놓”인 세태를 꼬집으면서 “오늘의 대중매체가 담아내지 못하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해마다 2권씩 출간하며, 무크의 주제와 책 제목은 매번 바꿔 기획할 계획이다.
이번 첫 호는 ‘풍경’을 주제로 사람과 이 땅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는 사진 작품을 주로 실었다. ‘우리의 풍경’(1부)에서 이갑철·이규철·임재천·서헌강·이상엽 등 여덟 명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가슴 시린, 나의 풍경’ ‘할머니, 풍경 속으로’ ‘죽음 그리고 낯선 풍경 다비식에서’ 등 제목으로 묶였다. ‘아시아의 풍경’(4부)에서는 이라크의 참담한 현장을 목격한 시인 박노해의 신작시 7편과 전쟁 풍경 사진들이 담겼다.
또 “근본적으로 작가는 외톨이여야 한다”는 한국의 다큐멘터리 사진 1세대 강운구(64)씨의 옹골찬 작품세계 연구가 기획되었으며,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킨 ‘결정적 순간’의 대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추모기사가 특집으로 다뤄졌다.
이미지프레스 편집인 이상엽(38)씨는 “여행하는 나무처럼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땅과 사람으로 이뤄진 우리 사회와 시대의 풍경 속을 여행하며 작업하는 사람들”이라며 “다큐 작가들이 바라보는 ‘사람 있는 풍경’의 다른 시선을 보여주고자 첫 호의 주제를 ‘풍경’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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