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주빈국 행사 세계에 문화국가 과시 계기 “남북한 분단상황 언론매체서 관심 기대
북한 불참하나 사진전등 여러행사 기획중”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이 주관하는 주빈국 행사는 한국을 문화국가로서 유럽과 세계에 분명하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겁니다. 참가국이 110개국이고 30만명이 관람하며 취재진도 월드컵축구 때보다 더 많이 몰리는 행사입니다. 독일 신문·잡지·방송도 서서히 한국 문학과 문화예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는 10월 19~23일 열리는 세계 최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조직위원장 유르겐 부스(44)는 9일 도서전 주빈국인 한국을 찾아 이렇게 말하고 “한국 조직위의 수준도 높고 한국·독일 문화기관들 사이의 협력도 매우 빠르고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주빈국 행사 성황을 낙관했다. 출판·서점계 인사로서 지난 4월 신임 위원장에 취임한 그는 이날 주빈국 조직위(위원장 김우창)가 연 ‘주빈국 행사 현황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번 주빈국 행사의 정신인 ‘대화와 스밈’에 대해 그는 “유럽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서방과 대화·소통을 통해 알려지고, 한국과 서방이 서로 스며들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부터 진행되는) 한국문학순회 프로그램 같은 여러 사전 행사들이 열리다보면 한국과 그 문화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져 10월 도서전 때엔 한국 문화에 대한 독일과 유럽의 관심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주빈국 행사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도서전 조직위 홀거 에링 부위원장이 지난해 북한을 두차례 찾아 주빈국 행사 참석을 요청했지만 지난해 말 불참의 뜻을 공식적으로 알려왔다”고 말한 그는 “그렇더라도 조직위 차원에선 10년 넘게 북한을 취재했던 사진기자들의 사진전시를 열 예정이며 다른 기관·단체들도 북한 관련 행사를 여럿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분단’의 경험을 지닌 독일에서 남·북한의 분단 상황은 도서전 기간에 언론 매체 등에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올해 특징과 관련해 “지난해 주빈국 행사는 이라크전쟁 이후 아랍권의 여러 국가들이 맡아 치렀는데 올해엔 한국 혼자, 그것도 강한 정체성을 지닌 한국이 치르게 돼 여러모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주빈국이 북한의 정치상황과 관련해 주목받듯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행사들도 역시 그때그때의 정치적 맥락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우창 주빈국 조직위원장, 황지우 총감독 등 관계자들이 나와 그동안 독일 안 여러 도시에서 벌였던 한국문학순회 프로그램의 성과와 도서전 기간에 열리는 다채로운 행사 프로그램들의 준비 현황을 소개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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