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맥나이트 시작으로
블루스의 거장 게리 무어까지
귀에 익은 스타들 공연 잇달아
블루스의 거장 게리 무어까지
귀에 익은 스타들 공연 잇달아
스산한 세상 날씨와 달리 국내 공연시장은 봄볕이 완연하다. 외국 유명 음악인들의 내한공연이 일주일이 멀다 하고 줄을 잇는다. 무려 11건이나 몰린 다음달이 절정이다. 어떤 공연을 고를까 즐거운 고민을 하다 보면 얇은 지갑 사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정도다. 볼만한 공연을 유형별로 나눠본다. ■ 남성 보컬의 미학 감미롭게 휘감는 리듬앤블루스(R&B)에 젖어들고 싶다면 브라이언 맥나이트(1일)가 제격이다. 전세계 2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그는 국내 가수들이 특히 존경하는 음악인이기도 하다. 대표곡 ‘원 라스트 크라이’는 김조한·김범수·강타 등이 즐겨부른다. 빅뱅의 태양이 오프닝 무대에 선다. 팝과 재즈를 넘나드는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제이미 컬럼(10일)의 뜨거운 무대도 놓치기 아깝다. 지난해 발표한 앨범 <더 퍼수트>에서는 리아나의 인기곡 ‘돈트 스톱 더 뮤직’을 재즈 느낌으로 리메이크하는 재치를 보여줬다. 피아노를 치다가 갑자기 그 위로 올라가 노래하는 등 화려한 무대 매너도 빛을 발한다. ■ 감성 듀오의 유혹 노르웨이 출신 팝·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4일)는 2001년 데뷔 이후 ‘사이먼 앤 가펑클’과 ‘벨 앤 세바스찬’에 비견되며 호평받은 팀이다. 국내에서도 음악이 광고·드라마에 쓰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채운, 봄내음을 닮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영화 <원스>의 두 주인공이 뭉친 스웰 시즌(7일)은 이번이 두번째 내한이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가 지금은 음악 동료로 남은 이들은 ‘폴링 슬롤리’ 등 영화 삽입곡은 물론 지난해 발표한 새 앨범 수록곡도 부른다. 남자 주인공 글렌 한사드의 밴드 프레임스도 함께한다. 뉴에이지 그룹 시크릿 가든(8일)은 조시 그로번, 일 디보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유 레이스 미 업’의 원곡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6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7일 고양 아람누리극장, 9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10일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한다.
■ 옛 노래의 낭만과 추억 톰 존스(2~3일)는 살아 있는 팝의 전설이다. 1965년에 데뷔해 ‘딜라일라’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 ‘섹스 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불렀다. 일흔이라는 나이에도 특유의 남성미와 힘 넘치는 창법이 여전하다. 1999년 영국 훈장을 받았고, 2006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스페인 출신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16일)는 라틴 발라드의 황제다. 중후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로 70~80년대 전세계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아들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라틴 가수로 활동중이다. 이번 무대에는 탱고 댄서들의 화려한 춤도 함께한다. ■ 거장의 무게감 오잔나(3일)는 뉴트롤스, 라테 에 미엘레 등과 함께 이탈리아 3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70~80년대 아트록 열풍의 한 축을 맡았다. 데뷔 40돌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발레토 디 브론초, 밴 더 그라프 제너레이터 등 다른 아트록 밴드의 음악인도 참여한다. 게리 무어(30일)는 설명이 필요 없는 블루스 기타의 거장.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를 담아 세상에서 가장 슬프게 기타를 치는 연주자로 이름나 있다. 우리네 ‘한’이라는 정서와 맞닿아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스틸 갓 더 블루스’는 한국인의 영원한 애청곡이다. 비행기를 오래 타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특이 질환을 이유로 골수팬이 많은 일본조차 최근 20년 동안 방문한 적이 없는 그의 이번 내한공연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다. ■ 이색 음악으로의 여행 베벨 지우베르투(10일)는 브라질 대중음악의 현재를 보여주는 여성 가수다. 보사노바 창시자 중 하나인 조앙 지우베르투와 브라질의 유명한 여성 가수인 미우샤 사이에서 태어났다. 보사노바 등 브라질 음악의 전통에다 일렉트로니카를 절묘하게 뒤섞으며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유럽 재즈를 대표하는 지오바니 미라바시 트리오(25일)는 이번이 세번째 내한공연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지오바니 미라바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아리랑’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들려줄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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