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규(78)씨
40년간 희귀품 3천여점 수집
전국 시·도·대학 박물관 이어
부산 해강고·부흥고에도 기증
전국 시·도·대학 박물관 이어
부산 해강고·부흥고에도 기증
‘유물 기증 전도사’ 조만규씨
“제 이름 석 자가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함께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유물 기증 전도사’ 조만규(78·사진)씨가 지난 8일 부산 해강고에 유물 70여점을 기증했다. 학교 쪽은 이날 본관 건물 1층의 한쪽에 마련한 전시관의 개관식을 열어 조씨한테 감사패를 전달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조씨는 한국전쟁 뒤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부산의 위생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유물 수집을 시작했다. “유물 수집가였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저절로 유물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는 틈날 때마다 도자기 등 유물을 찾아 전국을 다녔다. 취미 활동 수준이었던 그의 유물 사랑은 문화재 보호로 발전했다. 국보급 유물이 훼손되거나 일본 등 국외로 팔려나간 것을 보면서 더 적극적으로 유물을 수집하고 나섰다. 월급의 절반을 유물 구입에 쓸 정도였다.
2005년 위생회사 사장에서 물러날 때 무려 40년 동안 그가 구입한 유물은 3000점에 이르렀다. 신라·고구려·백제·가야시대 토기와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백자는 물론이고 중국 원나라 도자기 등 외국의 유물과 고가의 희귀 유물들도 그의 손에 들어왔다.
한 때 유물이 1000점으로 불어나자 욕심이 생겼다. 개인 박물관을 짓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바꿔 기증하기로 했다. “더 많은 사람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곁에서 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조씨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물 기증에 나섰다. 많은 사람이 찾는 박물관에 문을 두드렸다. 유물 기증 소문이 나자 전국의 박물관에서 손을 내밀었다. 주변에서는 갖은 고생을 하며 모은 유물을 돈을 받고 넘기라고 권유했지만 부산박물관, 부산대박물관, 거제박물관 등 전국의 시·도립·대학박물관 30여곳에 2500여점을 아낌없이 내줬다.
고교에 유물을 처음 기증한 것은 2008년이다. 부산 해운대구 부흥고에 60여점을 기증했다. 이어 지난해 해운대고에 70여점을 기증했다. 이들 학교는 전시관을 만들어 조씨가 기증한 유물을 주민들한테도 개방하고 있다. 조씨는 “유물을 통해서 학생들이 선조의 혼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조국을 알며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도 길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은 400여점의 유물도 필요한 곳에 기증할 계획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고교에 유물을 처음 기증한 것은 2008년이다. 부산 해운대구 부흥고에 60여점을 기증했다. 이어 지난해 해운대고에 70여점을 기증했다. 이들 학교는 전시관을 만들어 조씨가 기증한 유물을 주민들한테도 개방하고 있다. 조씨는 “유물을 통해서 학생들이 선조의 혼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조국을 알며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도 길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은 400여점의 유물도 필요한 곳에 기증할 계획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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