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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나 자신과의 대화가 문학이었죠”

등록 2010-08-16 21:28수정 2010-10-27 17:49

한국 온 노벨문학상의 헤르타 뮐러 “북한 독재체제 놀라워”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루마니아 출신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57·사진)가 15일 한국을 찾았다. 21일까지 열리는 ‘제19차 국제비교문학대회’에 참가차 온 뮐러는 16일 오전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발사, 머리카락 그리고 왕’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한국엔 처음입니다. 어제 서울에 도착해 광복절 기념 행사를 보면서 북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괴물 같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 그런 괴물 같은 독재체제가 존재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독일계 소수민족 출신으로 1987년 독일로 망명하기 전까지 차우셰스쿠 독재 치하를 경험한 그는 “차우셰스쿠는 북한을 여러 번 방문했으며 많은 점에서 김일성을 모범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뮐러의 초기 소설들은 독재체제가 개인에게 가하는 고통과 상처를 ‘고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는 “문학이란 무언가를 고발하고 변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물과 개인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발이 이미 텍스트에 드러나 있으면 그것은 정치 텍스트나 연설문이지 문학은 아닙니다. 작가는 그 모든 걸 조용히 글 안에 집어넣는 존재이고, 독자가 그 글을 읽을 때 비로소 ‘고발’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언가를 ‘규명’하려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규명하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분명해지고 싶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건 그러니까 삶을 시도한 것이죠. 저에게는 자기와의 의사소통과 대화가 곧 문학이었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뒤 “변한 게 없다”고 잘라 말한 그는 “그래도 상을 받고 나서 가장 좋았던 건 사람들이 독재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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