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손창섭씨
<잉여인간>, <비 오는 날>의 작가 손창섭(사진)씨가 지난 6월23일 밤 도쿄 인근 병원에서 타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8.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손창섭 선생의 소설 인세를 전달하기 위해 이달초 도쿄를 방문했다가 부인 우에노 지즈코한테서 사망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25일 밝혔다. 방 교수는 “부인이 9월25일 정식으로 묘를 조성해서 현재 한 사찰에 모셔둔 유골을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고인은 1922년 5월20일 평양에서 태어났다. 52년 <공휴일>로 문단에 나온 뒤 전쟁 직후의 피폐한 삶의 모습을 주로 그리면서 장용학과 함께 전후문학의 대표자로 꼽혔다. 단편 <비 오는 날>은 전쟁 중 부산을 배경으로 삼았으며, <인간동물원초>는 교도소 죄수들의 이야기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잉여인간>은 전쟁 상흔 속에 방황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그는 73년 일본인 아내와 일본으로 떠난뒤 국내 문단과 교류를 끊었다. 76년, 77년 <한국일보>에 연재한 장편 <유맹>과 <봉술랑>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사진 예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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