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고용된 몽골인들이 올 봄에 심어 단풍이 든 포플러 옆에 새로 나무를 심고 있다. 바람이 세차 구덩이를 60cm 깊이로 판 뒤 2~3년생 나무를 심는다.
고양시·푸른아시아, 몽골 나무심기 현장
“솔롱거스 후무스 모드 다르지 우그성드 바야릴라.”
국토의 91%가 사막화하고 있는 몽골에서 숲을 조성하고 있는 국제환경단체 ‘푸른아시아’의 현지인 간사 이흥 엥흐치멕(25)이 “한국사람이 나무를 심어주어서 고맙습니다”라는 뜻의 몽골말로 한국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반도로 날아오는 황사의 절반 이상은 몽골에서 발원한다. 급속하게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모래바람에 중국 공업도시의 오염물질이 더해진 황사는 봄철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되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경기도 고양시가 지난해부터 ‘푸른아시아’와 함께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270㎞ 남쪽으로 떨어진 돈드고비아이막(광역자치단체 이름) 만달고비솜(해가 뜨는 사막이란 뜻의 기초자치단체)과 손잡고 ‘황사 저감’과 ‘사막화 방지’를 위해 ‘고양의 숲’ 조성에 나섰다. 지난해와 올해 15㏊에 2만여그루의 포플러와 느릅나무 등을 심어 만달고비솜에 사람이 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드는 방풍림을 조성하고 있다.
돈드고비아이막은 한해 강수량이 120㎜를 넘지 않는데다, 증발량까지 급증해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봄이 짧고 일교차가 심해 나무나 곡식 등이 자라기 어려운 지역이다. 고양시와 푸른아시아는 지난 4일 처음으로 가을철 조림에 나섰다.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인 윤전우씨는 “겨울에 나무는 봄보다 적은 물로도 살 수 있고, 겨울을 버티고 살아나 봄을 맞이하면 한해에 두번 조림할 수 있어 한번 하는 것보다 더욱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몽골 만달고비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맑은 날씨에 구름 한 점 없는 몽골은 별을 보기엔 안성맞춤이다. 올 봄에 심어놓은 포플러 위로 별이 흐르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한 시간 동안 열어 별의 흐름을 찍었다.
물이 귀한 곳이라 양수기로 길어올린 물은 조림장 곳곳에 만든 저수조에 채워 넣는다. 호스 등을 이용해 물을 주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이 양동이로 퍼나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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