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
인문기행강좌 여는 신경림 ‘한·강·길’ 이사장
70~80년대 대표적 민중시인
걸으면서 사유하는 여정 마련
“다양한 분들과 길 얘기 하세요”
70~80년대 대표적 민중시인
걸으면서 사유하는 여정 마련
“다양한 분들과 길 얘기 하세요”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신경림(75·사진) 시인의 ‘길’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70~80년대 대표적 사회참여 시인으로 민중들의 삶을 그릴 때도, 얼굴만 봐도 흥겨운 ‘못난 놈들’의 고단한 삶을 바라볼 때도 그는 길 위에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 ‘문제인사’로 낙인찍혀 옴짝달싹 못할 때도 시인은 길을 떠돌며 이 땅 곳곳을 시의 언어로 노래했다.
길 위에서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해온 신 시인이 최근 더불어 함께 걸으며 사색하는 여정을 이끌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길은 사람이 세계로 나가는 곳인 동시에 세계에서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곳이에요.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과 연결됩니다”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강·길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22일부터 12월까지 인문기행강좌 ‘길과 인생’을 연다. 한·강·길은 한강 주변 길을 살리고, 사람과 더불어 사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모인 단체로, 길이 품고 있는 역사·문화·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유하기 위해 이번 강좌를 마련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20년째 농사를 지어와 ‘농사꾼 교수’로 유명한 최영준 고려대 명예교수, 언론인 고영재씨, 개그맨 전유성씨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길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고 있다는 그는 “길을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는것 같다”고 했다. 일흔이 훌쩍 넘은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두번 북한산을 오른다는 그는 얼마 전엔 북한산 둘레길을 완주해봤다.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생각이 싹이 트고 소생하는 걸 느낀다. 요새 올레길, 둘레길에 사람들이 몰리는 까닭도 그래서 아닐까?”
동국대 석좌교수로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시인은 얼마 전부터 우리 나라와 중국의 한시에 새삼 관심을 쏟고 있다. “글쎄 옛날 사람들은 참 유별나게 많이도 돌아다녔어요. 이태백 두보도 마찬가지고.” 그는 그 안에서 길과 사람 살이가 엿보인다고 했다. “시를 들여다보며 옛 사람들이 길을 떠돌며 보고 듣는 모습이 참 재밌어요.” 12월10일 마지막 강의를 맡은 신 시인은 한시 속의 길과 사람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02)2636-2022.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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