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 무용수 알리나 코조카루·다시 버셀 이메일 인터뷰
영국의 로열 발레단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6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한다. 세계 3대 발레단 가운데 하나로서 전설적 발레리나 마고트 폰테인이 프리마로 활약했던 이 발레단이 준비한 작품은 <신데렐라>와 <마농>. 1995년 <지젤>을 소개한 지 10년 만이다.
알리나 “발레는 내 삶” 작년 한국나들이 경험
화려한 의상과 무대를 그대로 옮기는 건 물론 주역 무용수가 모두 온다. 1989년 입단해 10년이 넘게 로열의 간판 구실을 해온 다시 버셀과 지난해 <신데렐라>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상을 받은 알리나 코조카루가 온다. 특히 알리나 코조카루는 지난해 ‘세계 발레 스타 초청 대공연’(서울 예술의전당)을 통해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는데 빠르고 섬세한 몸짓을 정확하게 펼쳐보이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무용수였다. 이메일로 두 디바를 먼저 만났다.
△로열 발레단의 특징은 무엇인가
알리나 = 무엇보다 극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발레를 자랑한다.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제 각각의 특징을 내세우지만 사실 우리 레퍼토리는 대단히 다양하다. 조지 발란신, 존 크랑코, 니진스카의 작품 등 위대한 고전은 모두 받아들이면서 우리 것으로 엮어낸다.
△안무가 프레드릭 애시톤과 케네스 맥밀런을 특히 강조하는데
다시 = 로열 발레단이 자랑하는 드라마틱 발레의 전통은 맥밀런이 만들어줬고 ‘이것이 영국 발레다’라는 건 애시톤의 안무를 통해 가능해졌다. 볼쇼이나 키로프, 파리 국립오페라 발레단에 비하면 우리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대신 구성원 서로가 훨씬 친밀하다.
△작품을 설명해달라 알리나 = <신데렐라>는 애시톤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안무를 들여앉힌 동화 같은 이야기이고, <마농>은 어둡고 힘이 넘치는 한 편의 극화다. △우리에게 발레는 무엇인가
다시= 발레는 시각 예술이다. 누구든, 어느 나라에서든 발레를 즐길 수 있다. 마치 숨을 쉬고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레 즐기면 된다.
알리나= 이제 발레는 여러 생각들이 녹아 들어있는 거대한 도가니(melting pot)가 됐다. 그래서 지구촌 곳곳의 영감들을 그려낸다.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서울의 관객이 코벤트 가든(영국)에 앉아 있는 누군가처럼 우리 발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 발레는 뭔가
알리나 = 그냥 내 삶이다. 다른 무용수처럼 내 인생의 대부분, 호된 훈련을 거듭하며 지금 자리에 섰다. 발레 무용수가 된다는 게 공연 때 몇 바퀴 돌면 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먹고 숨쉬고 자는 일이 모두 발레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헌신하고 노력하고 즐길 때 결실을 맺는다.
버셀 “발레는 시각 예술 자연스레 즐기면 된다”
<신데렐라>는 1948년 영국 발레의 기틀을 잡은 애시톤의 대표작이다. 동화 <신데렐라>를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신데렐라가 꿈꾸는 상상과 현실을 대비하기 위해 무게 8t에 이르는 소품으로 무대를 꾸민다. 무도회 대목의 솔로와 군무가 뛰어나다. <마농>은 맥밀런의 안무로 1974년 초연한 작품인데 유혹에 약한 마농과 열정적인 데 그리우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로열 발레단은 안무 쪽이 특히 빼어나다. 존 크랭코, 존 노이마이어, 지리 킬리언 등이 모두 로열 발레학교를 졸업하거나 발레단에서 활동한 ‘로열 패밀리’다. 그 한가운데 애시톤과 맥밀런이 있다. 영국 발레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02)399-1114∼7, (042)610-2222.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작품을 설명해달라 알리나 = <신데렐라>는 애시톤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안무를 들여앉힌 동화 같은 이야기이고, <마농>은 어둡고 힘이 넘치는 한 편의 극화다. △우리에게 발레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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