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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삭막한 겨울 “봄을 잃었다”

등록 2011-01-23 21:23수정 2011-01-24 10:36

소설가 박완서씨 별세
‘부의금 받지 말라’ 유언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의금을 받지 말라.’

22일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사진·80)씨가 남긴 유언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영안실 입구에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조문객들을 맞았다. 고인은 평소 “문인들은 돈이 없다”며 “내가 죽거든 찾아오는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사위 권오정씨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담낭암 수술을 받고 투병중이던 그가 22일 오전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문인들과 독자들은 충격과 슬픔 속에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를 찾은 문인들은 2008년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타계했을 때 후배 문인들과 함께 문인장을 치르던 고인의 모습을 그리움 속에 회고했다. 원로 평론가 김윤식(서울대 명예교수)씨는 “왜 문인장을 하지 않고 가족장으로 치르느냐고 하는 문인들도 있는데, 천주교 식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한 것은 진정 박완서답다”고 말했다.

시민들 역시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고인의 작품을 읽었던 추억을 꺼내 놓으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서점가에서도 지난해 7월에 나온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와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오르는 등 고인의 책들에 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아이디 ngo7979)는 “우리에게 봄햇살처럼 따사롭고 포근한 분이었는데 홀연히 떠나셨다”며 “봄을 잃은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로 정해졌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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