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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사진관서 찍은 듯한 아프리카 초원

등록 2011-07-07 20:17

<폭풍 앞에 앉아있는 사자>(2006) ⓒNick Brandt
<폭풍 앞에 앉아있는 사자>(2006) ⓒNick Brandt
현대사진의 향연
지구상상전은 독특하다. 큐레이터가 먼저 ‘지구와 환경’이란 명제를 붙들어놓고 그 화두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작가들(의 사진)을 불러 모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의 작가들로 명단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 전시기획의 초점이다.

전시장에 등장한 작가 열 명은 저마다 다른 기법, 다른 방식으로 ‘지구와 환경’을 노래한다. 사진가들은 궁극적으로는 환경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다 같이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특색있게 내고 있다. 열 명 작가들 중에 가장 많은 작품 23장을 내건 이는 영국 출신 사진작가 닉 브랜트다. 그는 원래 뮤직비디오를 찍던 감독이었다. 1995년에 대표작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잭슨의 ‘지구의 노래’를 찍으면서 아프리카와 그곳의 동물들에게 빠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영화로 기록하려 했으나 한계를 느끼고 곧 사진으로 방향을 바꿨다. 닉 브랜트는 “나의 사진에 등장하는 동물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명저 <사진의 힘>을 쓴 미국의 사진비평가 비키 골드버그는 브랜트의 사진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브랜트의 사진을 보면 아주 친밀하다. 마치 그가 동물들과 알고 있는 사이라서 동물을 초청해 카메라 앞에 앉혀놓고 찍은 것 같다. 개성을 직관적으로 잡아내고 있다. 아프리카 마사이 마라에서 찍은 폭풍 앞의 사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망원렌즈나 줌렌즈를 쓰지 않는다는 그의 동물사진은 신비스럽다. 개코원숭이, 암사자, 고릴라의 초상사진은 그냥 사람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동물들이 ‘닉 브랜트 아저씨’가 아프리카의 초원에 만든 사진관에 찾아와 찍어줄 것을 요청하고 자세를 잡은 것 같다. ‘킬리만자로의 암사자’를 보고 있으면 동네에서 놀고 있는 이웃 처녀들을 스냅으로 잡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바위의 치타와 새끼들, 세렝게티’, ‘저녁 빛 속의 기린들, 마사이 마라’ 같은 작품은 아름답고 장엄하다. 닉 브랜트는 그의 아프리카 다큐멘터리영화 촬영에 동물 배우들을 출연시키고 있는 셈이다.

사진작가 닉 브랜트
사진작가 닉 브랜트
실제로 그는 사진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동물보호에 팔을 걷고 나섰다. 2010년 케냐와 탄자니아 사이의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빅 라이프’라는 비영리기구를 만들어 밀렵꾼들과 싸움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인간의 탐욕 때문에 상아나 뿔을 뺏기고 죽어가는 코끼리, 코뿔소 같은 친구들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닉 브랜트는 호소한다. 친구들을 살려달라고.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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