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표영(86·중요무형문화재 102호 기능보유자·사진 왼쪽)씨와 홍종진(60·충북 무형문화재 7호·오른쪽)씨
배첩장 김표영씨·제자 홍종진씨
‘한국의 활자본’ 등 20여점 전시
‘한국의 활자본’ 등 20여점 전시
‘배첩장’ 김표영(86·중요무형문화재 102호 기능보유자·사진 왼쪽)씨와 홍종진(60·충북 무형문화재 7호·오른쪽)씨는 옛 그림과 글씨에 생명을 불어넣은 장인들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인 두 배첩장이 다음달 30일까지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한국의 장황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개막전에는 조이 스프링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자문관, 스티븐 엘리스 오스트레일리아 국가기록원장 등이 찾아 한국 배첩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다.
‘배첩’은 글과 그림을 종이나 비단 등에 덧대 튼튼하게 지지하거나 예술 작품을 복원·보전하는 작업이다. 일제 때 ‘표구’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진 배첩은 ‘장황’으로도 불린다. 장황은 종이를 염색하고 싸서 꾸민다는 뜻으로, 그림·글씨 등을 쓰임새에 맞게 두루마리·족자·책·병풍 등으로 장식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배첩을 거치지 않은 글씨나 그림은 예술품으로 보기 어렵지요. 배첩이라는 좋은 옷을 입었을 때 비로소 제멋을 냅니다.” 14살 때부터 70년 넘도록 손에 풀을 묻히며 살아온 김씨의 배첩론이다. 김씨는 경남 하동군 쌍계사 괘불도(보물 1695호) 등 중요 문화재 200여점을 복원했다. 제자 홍씨의 활약도 스승 못지않다. 청주 보살사 영산회괘불탱(보물 1258호), 조선왕조실록 밀랍본(국보 151호) 등을 복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주시 봉명동 배첩전수관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두 거장의 평생 역작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사제가 공동 작업한 ‘한국의 활자본’ 8폭 병풍이 압권이다.
청주/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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