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문화원 장명희(57) 원장
‘한옥건축관리사’ 양성 추진하는 장명희 원장
수학교사 접고 대중화 운동 앞장
전문 공인자격증 부여 본격 추진
고가건축비 해결에도 도움 기대
수학교사 접고 대중화 운동 앞장
전문 공인자격증 부여 본격 추진
고가건축비 해결에도 도움 기대
잿빛 콘크리트 장벽에 갇혀 사는 도시인들은 저마다 ‘전원주택의 꿈’을 품고 있다. 그것이 한옥이라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상향’이다. 그 역시 15년 전쯤에는 한옥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막연히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걸음이 어느새 한옥 대중화 운동의 선두에 이르렀다. 한옥문화원 장명희(57·사진) 원장의 얘기다.
“우연히 한옥전문가 신영훈 선생의 강의를 듣고 한옥의 매력에 즐겁게 빠져 들었죠. 집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릇이 듯, 한옥은 우리 전통 문화를 총체적으로 아우른 공간이잖아요?”
연세대 수학과를 나와 수학 교사로 일하던 그는 20년차 되던 1996년 42살 때 무작정 사표를 내고 마음 닿는대로 공부도 하고 발길 닿는대로 여행을 하며 ‘신명나는 뭔가’를 찾아다녔다. 교사 경험을 살려 인터내셔널 섬머캠프를 기획해 외환위기의 고비 속에도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홀로 한옥 지키기 활동을 해온 신영훈 선생을 만난 99년 그는 ‘명창을 위해 멍석을 까는 사람이 되겠다’다고 결심했다. 1년 동안 장소를 빌리고 사람을 모으며 자원봉사로 한옥 강의를 도왔다. 차츰 소문이 나면서 수강 요구가 늘자 2000년 한옥문화원을 세웠다. 이후 10년 가까이 부원장으로서 신 원장을 보좌하다 2009년부터는 원장을 맡았다. 전문인과정에서만 200명 가까운 수료자를 배출했다.
“이제는 ‘내가 직접 살 수 있는 한옥’을 널리 보급시켜야 할 때입니다.”
장 원장은 최근 ‘한옥건축관리사’ 자격증제를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12기째인 ‘한옥건축전문인과정’의 1년6개월 이수자에게 공인 자격증을 부여해 한옥 대중화의 기수로 활동하게 하려는 뜻이다. 건축가, 목재상, 인테리어 디자이너, 석재공, 대목장과 소목장, 조경사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옥짓기의 모든 과정을 실습하도록 짜여진 과정이다.
“아다시피 한옥은 일제강점기 맥이 끊겨 이론이나 기능이나 전문가가 많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생활 환경이 워낙 달라져 일반인들이 옛 방식대로는 살기에 불편한 점이 많죠. 그래서 한옥의 고유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사는 사람에게 맞게 짓도록 관리해주는 도우미가 필요하다고 절실합니다.”
‘한옥으로의 초대’와 ‘아파트를 한옥처럼’을 주제로 12년째 일반인 대상 강의를 해온 그가 2009년부터 한옥문화원의 사회적 기업인 한옥건축사업단장을 맡아 한옥을 아파트를 비롯한 현대 주택에 접목하는 실험을 해오면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특히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문가가 부족하다보니 거액의 예산을 들이고도 규격에 맞지 않는 날림 건축에 용도도 살리지 못해 실제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사례가 많거든요.”
활성화의 발목을 잡아 온 한옥의 고가 건축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건축관리사들의 실질적인 활약을 기대한다. 설계부터 자재 조달, 시공과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해주는 전문가가 있다면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한옥을 짓거나 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건축 문화재는 원형대로 보전해야 한다면 한국인의 집인 한옥은 시대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합니다.” 스스로 ‘업’을 짊어진 장 원장에게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기만 하다. 오는 27일 개강하는 한옥건축전문인과정은 홈페이지(hanok.org)에서 신청하면 된다. (02)741-7441. 글·사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활성화의 발목을 잡아 온 한옥의 고가 건축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건축관리사들의 실질적인 활약을 기대한다. 설계부터 자재 조달, 시공과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해주는 전문가가 있다면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한옥을 짓거나 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건축 문화재는 원형대로 보전해야 한다면 한국인의 집인 한옥은 시대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합니다.” 스스로 ‘업’을 짊어진 장 원장에게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기만 하다. 오는 27일 개강하는 한옥건축전문인과정은 홈페이지(hanok.org)에서 신청하면 된다. (02)741-7441. 글·사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