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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김정일 ‘키스’ 화제…현실이었다면?

등록 2011-11-17 11:51수정 2011-11-17 11:54

베네통이 ‘언헤이트’(증오하지 말자) 캠페인으로 제작한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키스 사진.
베네통이 ‘언헤이트’(증오하지 말자) 캠페인으로 제작한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키스 사진.
 이 사진을 본 어떤 사람들은 웃어넘길 수 있겠지만 “차라리 현실이었으면”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같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의류기업인 베네통이 ‘언헤이트’(증오하지 말자) 캠페인으로 제작해 17일(한국 시각)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광고사진에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키스하는 합성사진이 포함돼 화제를 모은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포옹하는 것으로 남북정상의 만남의 감격을 나누었지만, 베네통 합성사진 속 남북 정상은 농도 깊은 딥키스(깊은 키스)를 나누고 있다.

 베네통의 언헤이트 캠페인 사진에는 이-김 사진이외에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후진타오 중국국가 주석, 오바마-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베네딕토 16세 교황-이맘 아흐메드 엘 타예브 이집트 종교지도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서로 적대적이거나 껄끄러운 정치·종교 지도자의 키스 장면이 망라돼 있다.

 베네통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증오하지 말자는 것은 증오와 사랑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메시지”라고 캠페인 전개 이유를 밝혔다. 베네통은 이어 “반대되는 두개의 감정은 종종 미묘하고 불안정한 균형”이라고 지적하고 “우리의 캠페인은 증오하자는 쪽으로 균형추를 옮기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헤이트 광고사진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 게재됐으며, 텔아비브, 뉴욕, 로마, 밀라노 등지에서 게시될 것이라고 베네통쪽은 밝혔다.

 
베네통이 ‘언헤이트’(증오하지 말자) 캠페인으로 제작한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의 키스 사진.
베네통이 ‘언헤이트’(증오하지 말자) 캠페인으로 제작한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의 키스 사진.
그러나 베네통쪽의 이런 의도와 상관없이 큰 논란을 일고 있다. 교황청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교황 합성사진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이에 따라 베네통쪽은 즉각 웹사이트에서 교황 합성사진을 삭제했다. 베네통의 파격적인 광고 사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죽어가는 에이스 환자 사진, 사제와 수녀의 키스사진 등을 광고사진으로 만들어 그때마다 논란이 일었다.

 베네통의 이번 광고 사진은 관용과 화해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라, 에이치앤드엠과 같은 세계적인 중저가 의류브랜드 때문에 전성기에서 밀려난 베네통이 재기를 위해 파격적인 광고전략을 다시 한번 써먹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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