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발글발 평화걷기’에 동참한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이 8일 오전 완주군 삼례읍 우석대 정문 앞에서 출발에 앞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안도현 시인, 문규현 신부.
‘평화걷기’ 전국순례 동참한 전북 문인들
1번 국도 따라 25박26일 릴레이
안도현·고광헌씨 등 200명 참여
“지향할 가치 있고 성찰하는 계기”
1번 국도 따라 25박26일 릴레이
안도현·고광헌씨 등 200명 참여
“지향할 가치 있고 성찰하는 계기”
“돌멩이 하나, 꽃 한송이도 건드리지 마라.”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분단의 상징 임진각에서 제주도 강정마을까지 걸으며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구간을 정해 릴레이 형식으로 ‘글발글발 평화걷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1번 국도를 따라 임진각을 출발해 오는 20일 강정에 도착하는 25박26일 일정이다. ‘글발글발’은 글발이 좋은 작가들이 글발로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친다는 뜻이다.
전북작가회의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전북 구간을 걷고 있다. 정양·김용택·안도현 시인 등 80여명이 함께 했다. 문규현 신부, 고광헌(전 한겨레신문사 사장) 시인과 경북작가회의 회원도 동참하고 있다.
8일 오전 9시 전북 완주군 삼례읍 우석대 정문에서는 출발에 앞서, 이병초 시인이 직접 쓴 ‘쑥고개 편지’를 낭독했다. 이 시인은 “사람같이 좀 살자는 우리의 목소리가, 까지고 깨지다 못해 쑥빛으로 변하더라도 강정마을에 미치기를 바란다”고 노래했다.
경주에서 온 강미정 시인은 “아름다운 경관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자연을 살려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 왜 이런 당연한 일에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며 동참 이유를 설명했다.
7일부터 이틀째 참여한 문 신부는 “힘을 보태려고 왔다”고 말했다. 새만금사업 반대를 온몸으로 외치며 65일 동안 부안에서 서울까지 3보1배를 했던 그는 2009년 용산 철거민 참사 사태 때 단식 농성을 지원하다 쓰러져 큰수술을 했던 허리와 최근 오른 손가락까지 다쳐 불편한 상태였지만 묵묵히 함께 걸었다.
평화걷기 행사는 강정마을에 건설 중인 해군기지의 폭력성을 철폐하고 평화·생명의 가치를 호소하기 위해 이뤄졌다. 안도현 시인은 “그동안 작가회의가 해군기지 부당성을 지적해왔으나,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윤리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 사회에 묻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단 원로에서 젊은 작가까지 200여명이 나서 1번 국도 임진각에서 목포항까지 482.6㎞와, 제주항에서 강정마을까지 44.4㎞를 합해 527㎞를 걷는다. 걷는 동안 강정으로 보내는 작가들의 편지가 우편배달부 가방에 실려 전달될 예정이다.
이 모든 걷는 과정은 모두 영상으로도 기록중이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조성봉(51) 감독은 “문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1997년 제주 4·3관련 다큐 <레드헌트>를 만들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았다. 조 감독은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기록을 출품할 예정이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이 모든 걷는 과정은 모두 영상으로도 기록중이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조성봉(51) 감독은 “문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1997년 제주 4·3관련 다큐 <레드헌트>를 만들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받았다. 조 감독은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기록을 출품할 예정이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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