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명 민족작가대회 북 집행위원장 “잔칫상 차린 사람으로서 남쪽 손님 섭섭했을까 염려”
“잔칫상 차린 사람으로서 남쪽 손님 섭섭했을가 염려”
“대회를 준비한 북측 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이전에 대회 성사를 위한 실무접촉 북측 단장으로서 이번 대회에 참석해 주신 남측 작가 선생들에게 형제애적인, 그리고 동업자적인 인사를 드립니다. 저 개인만이 아니라 북측 전체 인민과 작가들은 6·15 다섯 돌 이후 처음 열리는 북남 통일행사로서 이번 대회의 의미를 각별히 크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5일 북한의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이하 남북작가대회)의 북측 집행위원장인 장혜명 조선작가동맹 부위원장(46·시인)은 대회 성사의 공을 우선 남쪽 작가들에게 돌렸다. 장혜명 부위원장은 남쪽의 김형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의 맞잡이가 되어 10여 차례의 실무접촉을 통해 역사적인 남북작가대회의 실현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이다. 오극렬 전 인민무력부장의 사위이기도 한 그는 북쪽 문단의 실력자이자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현역 시인이다.
대회 폐막일인 24일 저녁 인민문화궁전 만찬장에서 만난 그는 주최측이 되어 대회를 준비한 북쪽 작가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칭찬과 자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북측) 또한 종래의 통일 행사들에서는 볼 수 없는, 5박6일이라는 긴 일정과 평양, 백두산, 묘향산을 아우르는 위치적 측면에서도 배려를 했습니다. 잔칫상을 차린 사람으로서 그런 것이 생각했던 만큼, 꿈꾸었던 만큼 남측 문인들에게 가 닿았는가 (염려)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남측 작가 여러분이 섭섭함은 크게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염려가 됩니다.”
장 부위원장은 작가라는 존재의 사회적 위치의 측면에서 이번 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작가들은 어느 시대, 어느 시기, 어느 민족이나 할 것 없이 작가 그 자체가 항상 깃발처럼 앞에 서는 사람입니다. 분단시대 작가란 통일의 주제를 언어로 그리는, 쉽게 말해 선도자라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북과 남, 해외의 민족 구성원 모두가 이번 대회에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대회 첫날 채택한 공동선언문의 3대 합의사항(6·15민족문학인협회 구성, 6·15통일문학상 제정, 기관지 <통일문학> 운영)을 구체화하는 것이 남북 문학 교류의 실질적인 발걸음을 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감했다.
“기조 보고와 토론, 특히 공동선언문의 채택에서 보듯 이번 대회는 통일 위업 선상에서 하나의 진일보로 되는 대회였습니다. 지금 해내외에서 공동선언문에 대한 반응이 열렬히 오고 있습니다. 대회가 무난히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작가들이 북에 있건 남에 있건 해외에 있건 공동선언문을 관철하기 위한 데 앞장섭시다. 작가들부터 민족을 위한 통일연방제, 문학의 연방제를 실천합시다. 하루 빨리 마주 앉아서 협회와 상, 기관지에 대해 논의를 합시다.”
평양/글·사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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