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4사(한국방송·문화방송·에스비에스·교육방송) 구성작가들과 외주제작사 작가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사 들머리에서 ‘피디 수첩 작가 해고 규탄 대회’를 열고 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지난 25일 ‘피디수첩’ 작가 6명을 모두 해고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문화방송>(MBC)이 <피디수첩> 작가들을 해고한 이유로 “작가들의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밝히며 그 예로 “노조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쪽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점을 들었다. 노조는 “파업을 옹호했기 때문에 작가들을 해고한 사실을 실토한 어이없는 설명”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방송 사쪽은 2일 ‘특보’를 내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피디수첩 작가들은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문화방송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쪽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움을 했다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문화방송 시사제작국장은 지난 1일 사내게시판에 특보에 실린 내용과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한겨레>와 <피디저널>에 실린 정재홍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으며 ‘작가들이 파업에 가담해 회사와 싸웠다’는 논리를 폈다. 정 작가가 <한겨레> 인터뷰에서 “문화방송이 그토록 오래 파업을 한 핵심적 이유 중 한 가지가 피디수첩이었다. 그래서 노조원도 아닌 우리 작가들에게도 파업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었다”고 밝힌 대목을 문제 삼았다.
이어 김 국장은 “작가는 프리랜서이므로 ‘해고’가 아니라 ‘교체’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그동안 피디수첩이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한 바도 많았으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리랜서인 작가의 교체는 기본적으로 방송사의 자율권에 속하는 문제”라며 “보다 공정한 방송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 쇄신 의지가 ‘전체 방송작가들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로 오해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재홍 작가는 “작가들은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 노조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운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지한 것은 공정 방송 회복이라는 가치”라고 반박했다. 문화방송 노조도 “사쪽이 피디수첩 작가를 해고한 이유가 파업의 명문인 공정 방송 회복에 동조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자인했다”며 “또 사쪽은 프로그램 필수 인력인 작가를 아무 때나 원하면 자를 수 있는 ‘파리 목숨’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지난 1일 문화방송에 김재철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작가협회는 “김 사장이 결국 면담을 거부한다면 항의 방문 등 더 높은 수위의 행동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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