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감기와 폐렴 합병증으로 치료 받았으나 호전 안돼
생전에 이단 시비 있었지만 교육·언론 등 사업 전개
생전에 이단 시비 있었지만 교육·언론 등 사업 전개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3일 오전 1시54분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2.
1920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유학을 가 와세다대 부설 고등공업학교 전기과를 졸업했다. 1954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통일교)를 창시하고 교주에 올랐다. 이후 통일교 교리서인 원리강론을 저술하고 해외에서 왕성한 선교활동을 벌였다. 통일교는 현재 국내에 600개의 교회와 50만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으며, 194개국에서 300여만명의 신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 총재의 삶은 논쟁적이었다. 특히 자유주의 성향의 <워싱턴 포스트>에 대항해 1982년 <워싱턴 타임스>를 창간해 워싱턴 정계에서 보수 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하면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널드 레이건은 대통령 시절 <워싱턴 타임스>를 매일 구독했다고 한다. <워싱턴 타임스>는 이날 문 총재의 별세를 전하면서 “그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도덕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강력한 자유 언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믿었다”고 추모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문 총재를 ‘세계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고인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970년대 미국 학생들은 부모세대와는 다른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면서 문선명의 통일교에 매료됐다. 문선명은 이들의 헌신을 토대로 엄청난 사업수완을 발휘했다”고 썼다. 문 총재는 워싱턴 지역에서만 3억달러 이상의 상업·정치·문화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가 설립한 수산회사는 미국 전역의 스시 레스토랑에서 소비되는 회 대부분을 공급한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고인은 1991년 12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개발을 비롯한 남북경제교류에 합의하는 등 세계 평화를 활동의 목표로 삼았다. 2005년에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된 유엔을 대체할 곳이 필요하다며 ‘천주평화연합’을 창설하기도 했다. 미국 촛불재단 이사장인 닐 부시는 <워싱턴 타임스>에서 “문 총재는 논란이 있는 사람이지만 각자 다른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문 총재는 2008년 4월 7남6녀 중 막내아들인 문형진(33) 목사를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임명해 사실상 후계구도를 갖췄다.
문 총재는 지난달 14일 감기와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현대의학으로는 병세 호전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에 따라 31일 가평 청심국제병원으로 옮겨졌다. 통일교 쪽은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69)씨와 자녀들이 임종을 지켰다고 전했다. 빈소는 청심평화월드센터에 마련되며 장례는 13일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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