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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서양에선 이미 버린 고층빌딩 짓는 한·중·일 어리석다”

등록 2012-09-20 20:22수정 2012-09-20 21:28

건축가 왕수(48)
건축가 왕수(48)
‘프리츠커상’ 중국 건축가 왕수, 이화여대 강연서 거침없는 비판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중국·일본, 동아시아 세 나라에서 전통을 파괴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중국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시아 나라들이 좋아하는 고층 빌딩을 이미 서구는 짓지 않은 지 오랩니다. 남들이 이미 버린 것을 우리는 열심히 주워담는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죠.”

지금 세계 건축계에서 가장 독특한 ‘괴짜 건축가’일 중국 건축가 왕수(48)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왕수는 올해 초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아 세계 건축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건축 후발국으로만 여겨졌던 중국에서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 수상자가 나온데다, 왕수가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닌 항저우에서만 활동해온 ‘비주류 토종’ 건축가란 점이 더욱 화제였다. 그는 중국 전통가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와나 나무 같은 폐자재들을 재활용해 중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독특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왕수는 20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건축의 지역성을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의 강좌에 발표자로 초청받았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국 중국과 이웃 나라들의 건축문화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서울은 분명 아름다운 도시였을 텐데 중국처럼 서구화된 건물만 즐비합니다. 동아시아 도시들은 기본적인 미의 관념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자연과의 조화, 전통과 윤리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제 동아시아의 철학과 문화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인본주의가 아니라 자연중심주의입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건축은 어떻게 전통의 정신을 이어가며 새로운 건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시도하고 있는 나름의 수업방식을 들려주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건축가에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특별한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중국예술학교에선 모든 과제의 원칙이 ‘어떤 것이든 모방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방하면 ‘0점’으로 처리합니다.”

글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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