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씨가 지난 29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창립 60돌을 기념해 열린 모란봉악단 공연에 남편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함께 참석했다. 리씨의 공개 석상 등장은 50여일 만이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지난 7월 등장 이후 화제를 낳은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씨의 패션이 샤넬 풍의 1980년대 스타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6일 강원도 속초시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의 ‘김정은 체제 변동 동향’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최선임 교수는 “리설주씨의 패션은 둥근 깃과 무릎 높이 치마를 특징으로 하는 샤넬 풍인 경우가 많다. 여성적이면서도 고전적이고 지적인 정상 부인(퍼스트 레이디)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샤넬 풍, 샤넬 스타일은 20세기 초반 디자이너 샤넬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무릎 높이의 짧은 치마와 깃이 없는 둥근 목의 재킷 등 자유롭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여성 옷차림을 말한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혁신적이었던 샤넬 스타일은 현재는 단순하고도 지적인 스타일로 자리를 잡았다.
리씨의 옷가지들은 옷감을 중국 등 외국에서 수입해서 북한에서 맞춘 옷으로 보인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최 교수는 “리씨의 옷차림이 한국의 1980년대 옷처럼 보이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옷감이 질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자인 역시 아직 세련되지 못했다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리씨의 패션 스타일에는 23살이라는 젊은 나이의 영향도 드러난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최 교수는 “리씨는 샤넬 풍이면서도 돗(땡땡이) 무늬나 꽃 브로치, 리본 등은 귀엽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장치들을 활용한다. 그의 나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리씨가 명품을 사용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최 교수는 “장신구로 모바도 시계, 티파니 목걸이, 크리스티앙 디오르 클리치백 등을 사용한 것을 봤으나, 최고급 명품은 아니고 한국 여성들도 사용하는 정도의 명품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패션 아이콘인 정상 부인(퍼스트 레이디)들의 패션 스타일에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고급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단순하고 중립적인 빛깔 사용, 둘째 자국의 브랜드와 스타일을 즐겨 사용, 셋째 다른 나라 정상 부부와 만날 때 너무 튀지 않는 배려 등이었다.
최 교수는 정상 부인으로서 역사상 최고의 멋쟁이로는 존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와 찰스 왕세자의 전 부인 다이애나를 꼽았다. 또 최근 영국의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등도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미들턴은 영국의 군대풍 옷과 모자, 브루니는 몸매가 드러나는 화려한 스타일, 오바마는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스타일을 특징으로 꼽았다.
이들 세계적 패션 아이콘들과 비교했을 때 리씨의 스타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나, 리씨가 패션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최 교수는 예상했다. 최 교수는 “리씨의 옷차림을 보면 같은 날이라도 행사 종류에 따라 다른 소품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리씨가 자신의 패션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북한 출신 전문가는 “북한 주민들도 남한 등 외국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패션을 보는 눈이 매우 높아졌다. 리설주씨의 스타일은 북한에서 허용되는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속초/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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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와 부인 리설주가 지난 6일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당시 이 여성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평양/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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