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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도둑맞은 현등사 사리구 왜 호암미술관에 있나?

등록 2005-08-22 19:04수정 2006-04-27 18:42

반환청구…삼성문화재단쪽 “취득 경위 확인중”
경기도 가평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현등사는 22일 삼성문화재단에 현등사 사리구 일체를 돌려달라며 서울서부지법에 민사조정신청을 냈다.

현등사 쪽은 “현등사 3층 석탑에 봉안되어 있던 사리구가 도난당한 뒤 어떤 경로를 통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호암미술관에서 점유·보관하고 있다”며 “사리구에 ‘현등사’라는 명문이 있어 삼성문화재단에서 장물인지 모르고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소유자인 현등사에 마땅히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등사 사리구는 사리 2과, 수정 사리호, 은으로 만든 사리함 등 세 가지(사진)로 이뤄져 있는데, 현등사 3층 석탑 안에 들어 있다가 어느 시점엔가 도난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등사 본사인 봉선사 쪽은 지난해 1월부터 경기 북부의 전통 사찰 30여곳을 상대로 성보문화재 실태 조사를 벌이던 가운데 현등사 사리구가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봉선사 혜문스님은 “현등사 3층 석탑에 봉안돼 있던 사리구가 도난당한 뒤 호암미술관 쪽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리는 불교 최고의 보물이며 승려들에게는 조상의 유골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사리를 놓고 분쟁을 벌이지 않으려고 민사조정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현등사 쪽 변호인인 송상교 변호사는 “문헌상 현등사 사리구가 현등사 소유의 3층 석탑 안에 봉안되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삼성 쪽이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리구를 소장하게 된 경위를 입증해야 한다”며 “‘사리’는 인체의 일부이며 지정 문화재이기 때문에 거래의 객체가 될 수 없어 선의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문화재단 쪽은 “현등사 사리구는 1991년부터 소장했고 중앙박물관과 호암갤러리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했다”며 “반환청구 조정신청이 제기된 사실을 전해들은 뒤 사리구를 취득하게 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등사는 신라 법흥왕 때 창건됐다가 고려 희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재건한 절이며, 현등사 삼층석탑은 고려후기에 세워졌다. 삼층석탑 안에 봉안돼 있던 사리구는 1470년 현등사탑을 고쳐 지을 때 봉납됐고, 세종대왕의 아들인 영응대군의 부인, 사위, 딸이 시주했다고 전해진다. 박주희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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