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뮤지컬 ‘바캉스 대전’

등록 2013-07-02 19:41수정 2013-07-02 20:16

유선희 기자
유선희 기자
울림과 스밈
이제 ‘문화 바캉스’란 말이 제법 익숙해졌다. 여름철, 번잡한 피서지로 떠나는 대신 시원하고 쾌적한 공연장에서 공연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말이다.

실제로 “여름철은 공연 비수기”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올해도 6월 <몬테크리스토>, <두 도시 이야기>에 이어 7~8월 대작 뮤지컬들이 줄줄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엘리자벳>(7월26일), <시카고>(7월6일) 등 이미 검증된 대형 뮤지컬은 물론 <스칼렛 핌퍼넬>(7월2일), <하이스쿨 뮤지컬>(7월2일), <애비뉴 큐(Q)>(8월23일) 등 국내 초연되는 브로드웨이의 인기 뮤지컬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찾는다. 여름은 이제 뮤지컬들의 대전이 벌어지는 계절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뮤지컬들이 여름철에 공연장을 잡기 쉽던 시절은 지나갔다. 대작 초연 뮤지컬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블루스퀘어·엘지아트센터·디큐브아트센터·샤롯데씨어터 등 제작사들이 선호하는 공연장들은 대관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선다.

제작사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전부터 공연장 대관을 위한 경쟁을 벌인다. 오디컴퍼니 홍보팀 황보예씨는 “내년 10주년 기념으로 장기 공연을 계획한 <지킬 앤 하이드>의 경우, 블루스퀘어를 대관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대관 신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좋은 공연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작사들의 경쟁은 계절을 막론하고 거의 ‘전쟁’에 가까울 지경”이라고 전했다.

설앤컴퍼니 홍보팀 노민지씨는 “좋은 공연장일수록 대관 심사를 아주 까다롭게 하는데, 여름철도 예외는 아니다”며 “여름철 대관전쟁이 치열하다 보니, 요즘엔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양이나 성남 등 수도권 공연장을 거치는 방식으로 대관 시점을 조율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전통적인 비수기였던 여름철에까지 대형 뮤지컬들이 무대에 오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위키드> 단일 작품이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260억원을 벌어들였을 정도다. 지난해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 규모는 3000억원으로, 2011년 대비 무려 25%가 넘게 성장했다. 관객 수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7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20~30대 여성이 대다수였던 뮤지컬 관객층은 10대는 물론 40~50대까지 넓어졌다. 북적이는 곳보다는 느긋하게 ‘우아한 여름’을 즐기기를 원하는 중년층 수요가 많아졌고, 주5일제가 뿌리내리면서 공연은 젊은층에게는 뮤지컬이 대중화됐다. 여기에 방학 시즌까지 겹쳐 다 함께 손잡고 공연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덩달아 늘었다. 이제 “작품만 좋으면 흥행은 계절과 무관하다”는 새로운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관객이 증가하고, 많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올해 상반기엔 <레 미제라블> 등 몇 개의 대작들을 빼고 대부분의 작품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고 한다. 중소규모의 대학로 공연들은 말할 것도 없다. ‘장사 되는’ 뮤지컬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보니 그만큼 포화 상태라는 말이다. 이런 우려를 깨고 올여름 우리 뮤지컬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여름철=성수기’ 공식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재벌들, 회장님 감옥 가면 입버릇처럼…
날마다 천당-지옥 왔다갔다…야구감독들 멘탈 유지 비법은?
오바마의 ‘궤변’…도청은 세상 일 파악하려는 정보기관의 노력?
갈수록 짧아지는 ‘하의실종’ 교복치마에 남자 교사들은…
[화보] “대통령 물러나라” 이집트 사상 최대 반정부 시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