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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좋은 소리 향한 열정으로 ‘명음반 LP복원’

등록 2013-12-12 19:45수정 2013-12-12 22:00

클래식 명반을 엘피판으로 재발매하고 있는 씨앤엘뮤직 이태윤 대표가 최근 세계 최초로 음원을 복원해 내놓은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 엘피판을 소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클래식 명반을 엘피판으로 재발매하고 있는 씨앤엘뮤직 이태윤 대표가 최근 세계 최초로 음원을 복원해 내놓은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바흐 무반주 첼로조곡> 엘피판을 소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윤 씨앤엘뮤직 대표
음악 마니아들서 LP 인기 끌자
클래식 음원 복원해 LP로 재발매
1년새 15종 1만5천장 국내외 판매
“오디오 애호가들 호평에 보람느껴”
1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한 러시아 출신의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65)는 공연 전 특별한 깜짝 선물을 받았다. 최근 한국에서 제작된 자신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엘피(LP) 음반이었다. 한국의 레코드회사 씨앤엘뮤직이 지난달 음원을 복원해 세계 최초로 엘피로 재발매한 것이다. 1985년 첫 녹음 때는 시디와 엘피로 나왔지만 2000년 2차 녹음 때는 시디로만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유니버설뮤직코리아와 손잡고 옛 클래식 명반을 디지털로 복원해서 재발매하고 있는 씨앤엘은 지난달 마이스키의 음반을 비롯해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에밀 길레스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31번> 등 4장을 출반했다. 씨앤엘은 1년 만에 15장의 클래식 명반을 재발매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태윤(51) 씨앤엘뮤직 대표는 “지난달 발매한 4장 가운데 길 샤힘(바이올린)·외란 쇨셔(기타) 듀오의 <파가니니 포 투>와 소피 무터(바이올린)·베를린 필하모닉(카라얀 지휘)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얼린 협주곡 > 등 2장은 각각 600장씩 찍었는데 출시 한달 만에 모두 판매됐고, 800장씩 찍은 나머지 2장도 700장 가량 판매됐다”고 말했다. 정경화의 <콘 아모레> 음반은 2천장이 팔리는 등 지금까지 재발매 음반은 1만5천장이 판매됐다.

엘피 음반은 시디가 대량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 말 이후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으나 최근 몇년 새 따뜻하고 자연스런 아날로그 음색이 다시 각광을 받으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재발매 클래식 음반 60%가 미국·일본·홍콩·대만 등 국외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씨앤엘의 재발매 음반은 장당 3만5천원으로 일반 클래식 시디에 비해 2~3배 비싼 편이다.

사실, 질 좋은 엘피 음반을 재발매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엘피 재발매 작업은 가장 중요한 게 질 좋은 오리지널 마스터테이프를 찾아내는 과정”이라며 “마스터테이프를 찾은 뒤에는 설립 100년 넘은 에밀베를리너스튜디오에서 마스터커팅 작업(동판 등에 엘피와 동일한 소리골을 깎아내는 과정)을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기대한만큼 음질이 나오지 않으면 커팅작업을 2~3번 반복해야 할 때도 많다고 한다. 실제 카라얀이 지휘한 빈 필하모닉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음반은 커팅작업을 3번이나 거쳤다.

이 대표는 “구매자들은 40~50대의 오디오파일(오디오 애호가)이 많은데 이들에게서 ‘외국의 재발매 음반들보다 나은 것같다’고 호평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이기도 한 이 대표의 궁극적인 꿈은, 디지털 녹음 소스를 이용한 제작의 울타리를 넘어서서 1950~70년대 스테레오녹음 전성기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된 명반을 다시 찍어내는 것이다. “데카(DECCA) 디지(DG) 등 유럽의 레코드회사에서 찍은 음반의 오리지널 마스터테이프는 오랜 세월이 지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고, 있다고 해도 외부 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재발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 아날로그 녹음반들에는 시디로도 나오지 않은 명반들이 많아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좋은 소리를 향한 50대 음악 마니아의 열정과 꿈이 새로운 음악 한류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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