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성규 감독
‘오래된 인력거’ 연출…간암 투병중 새 작품 발표
이틀전 관객들과 ‘마지막 시사회’ 안타까움 더해
이틀전 관객들과 ‘마지막 시사회’ 안타까움 더해
영화 <오래된 인력거>를 연출한 이성규 감독이 13일 오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살.
지인은 이날 오전 이성규 감독의 페이스북을 통해 “12월 13일 오전 2시 20분 우리들의 사랑하는 똠방 이성규 감독이 더 좋은 세상으로 길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 이성규 감독은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 편집 작업을 하던 중 간암 판정을 받았고, 최근 건강이 악화해 지난 6일 춘천의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다. 다큐멘터리 동료들과 지인들은 지난 11일 춘천 시지브이(CGV)에서 오는 19일 정식 개봉을 앞둔 이 영화가 유작이 되지 않기 위해 고인을 초대해 ‘단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한 상영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제 생애 잊지 못할 영화 스타트가 된 것 같다”고 말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그의 사망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인들과 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오래된 인력거>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대한민국은 또 한 명의 거룩한 영화감독을 잃어버렸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영화를 위해 온 생애를 바친 그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오래된 인력거로 알려진 이성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렇게 또 하나의 인연이 우주로 사라졌다”는 글을 올렸다. 가수 조동희씨도 “이성규 감독님, 불의에 굴하지 않던 모습, 껑충껑충 씩씩하게 걷던 모습, 아이처럼 웃던 모습, 마지막으로 극장 안 500명의 마음을 만나 행복해 하시던 모습 기억하겠습니다. 편히 쉬세요”라며 애도했다.
고 이성규 감독은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병원 장례식장 1층 2호실에 안치됐으며, 장례는 독립피디(PD)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5일 오전 8시.
고 이성규 감독은 인도의 인력거꾼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오래된 인력거>를 지난 1999년부터 10년에 걸쳐 완성해 관심을 모았다. 프로듀서를 맡은 다큐 <오백 년의 약속>은 2013년 이비에스(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EIDF)에서 시청자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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