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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소외된 이들과 더 함께 하라는 교황의 뜻”

등록 2014-01-13 08:30

염수정 추기경 다음달 서임식
한국 유일 추기경 ‘교황선출권’ 행사
사제들 현실참여엔 부정적 견해
‘진보 추기경’ 청원 신도들 아쉬워해
다음달 추기경에 서임되는 염수정 대주교는 한국에서 유일한 현역 추기경이 된다. 80세 미만의 현역 추기경은 교황을 보좌하고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 가톨릭은 교구 독립 체제여서 서울대교구장인 추기경이 다른 교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내 유일한 현역 추기경으로서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교황께서 추기경을 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아시아와 세계교회에 더 크게 기여해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염 추기경께서 한국교회를 대표해 교황을 잘 보필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도 “우리나라 전체의 큰 축복”이라며 “염 안드레아 추기경의 임명을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과 더 함께 하는 교회가 되라는 교황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염 대주교는 경기도 안성의 가톨릭 순교자 집안 출신이다.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70년 사제 수품 뒤 성신고 교사를 거쳐 서울 이태원·장위동·영등포·세종로·목동 성당 주임신부, 서울대교구청 사무처장을 지냈다. 2002년에 주교로 수품됐으며 지난해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로 임명됐다. 그는 자신의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무색무취의 인물로 꼽히는 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정치 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면서도 사제들의 현실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그 뒤 교계 일부에서 가톨릭 교리서를 근거로 사제들의 정치 참여 금지는 공직을 맡거나 정당·노조 가입을 하지 말라는 것일 뿐 현실 문제와 부정의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반박이 이어지자 그는 곧바로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강론을 하기도 했다.

염 대주교는 2002년 보수 성향인 정진석 당시 서울대교구장의 보좌주교로 임명됐고, 지난해 서울대교구장을 물려받았다. 이런 이력에 비춰 그 또한 다소 보수 성향일 것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그의 보수적 발언은 교단 주위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강론이 말해주듯 자신의 소신보다는 주변 상황에 주로 의지한다는 것이다.

국내 진보적인 평신도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진보적인 인사를 새 추기경으로 서임해달라는 청원운동을 벌여왔다. 8000여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교황청에 보내려던 상황에서 새 추기경 서임 소식을 듣자 “교황이 한국 상황을 정확히 알기만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수환, 정진석 두 선임 추기경들이 모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만큼 장자교구장의 ‘프리미엄’은 강했다는 분석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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