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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당신의 상상력 도시를 충전하다

등록 2014-03-17 19:20수정 2014-03-17 22:30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서울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시민참여 문화행사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에서 최고 상상에 뽑힌 직장인 장한나씨의 아이디어 ‘행복한 건널목 만들기 프로젝트’ 자료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서울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시민참여 문화행사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에서 최고 상상에 뽑힌 직장인 장한나씨의 아이디어 ‘행복한 건널목 만들기 프로젝트’ 자료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의 ‘문화충전캠페인’
첫걸음으로 시민 아이디어 받아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 발표회

“바쁜 출근길 32초만 웃자” 취지의
‘행복 건널목’ 최고 상상으로 선정

“예술가 지원 넘어 삶 속으로 침투
재밌고 따뜻한 도시 만들자는 취지”
“바쁜 아침 출근길에 건널목 앞에서 신호가 바뀌어 긴 한숨을 내쉬어본 경험들 있으시죠? 이번에 건넜어야 하는데, 그 버스를 탔어야 하는데, 자책하면서 말이죠, 신호를 기다리며 세상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32초 동안 웃음 한번 지어보자, 무표정한 거리에 표정과 활기를 불어넣자는 의도에서 ‘행복한 건널목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시청의 시민 참여·소통공간인 시민청에는 100여명의 시민과 전문가들이 모였다.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 발표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11일부터 열흘 동안 온라인으로 접수한 시민들의 아이디어 82개 중 10개가 최종후보로 선정됐고 2차례 워크숍을 통해 다듬어진 내용을 들고 제안자들이 발표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제안에 나선 직장인 장한나씨의 뒤로는 스누피 캐릭터들이 비틀스 <애비로드> 앨범 표지를 흉내내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진 건널목, 조선시대 왕의 행차도를 표현한 덕수궁 앞 건널목, 레드카펫을 걸어가듯 재치있는 장식효과를 낸 건널목 등이 화면에 펼쳐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밖에도 맞벌이 시대에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를 위한 ‘손주 손잡고 예술놀이터’, 야시장의 재미에 예술 콘텐츠를 접목시킨 ‘서울 예술 야시장 프로젝트’, ‘한복 입고 서울 뛰어다니기 프로젝트’ 등 ‘소소하게’ 일상의 풍경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제안자들은 예술가에서 작가 지망생,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와 새내기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작은 채점기계를 들고 앉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부분의 손주를 키우는 노인들은 힘들어하는데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노년 참석자의 근심부터 “재원 확보는 어떻게 할 수 있나”, “회사에는 뭐라고 말하고 낮시간에 여기와 있냐”는 질문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4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서울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시민참여 문화행사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 상상발표회 현장. 서울문화재단 제공
지난 14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서울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시민참여 문화행사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 상상발표회 현장. 서울문화재단 제공

이날 행사는 서울문화재단이 10주년을 맞으면서 올 한해 동안 펼치는 ‘문화충전캠페인-예술로 □해요’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로 열렸다. 문화충전캠페인은 그동안 일상 속 문화공간 만들기와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시도해온 재단 쪽에서 ‘지치고 경쟁으로 피폐해진 삶에 문화예술이 뿌리를 내리는 캠페인을 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참여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시민들이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그걸 실질적인 정책으로 실행시키겠다는 의도다.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문화정책이 공연장을 짓거나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정도였지만 시민사회가 성장하면서 삶 속으로 들어가 문화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면서 “시민들에게 엉뚱하면서도 소소한 아이디어를 얻어 서울이라는 도시를 재미나고 따뜻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3월 출범한 서울문화재단은 창작활동 지원이나 예술가 지원뿐 아니라 시민 참여 문화 행사와 예술교육 등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펼쳐왔다. 또한 금천예술공장이나 관악어린이창작센터 등 버려지거나 유휴화된 공간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최근에는 광진구 구의취수장에 거리예술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거리예술센터로 리모델링중이다. 조 대표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창작이나 시민참여 문화공간을 지역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이어오며 새로운 문화예술정책의 인프라를 구축해왔다면 앞으로 10년간 이 인프라를 활용해 문화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열린 ‘소소한 상상 소소한 변화’ 발표회에서는 시민과 전문가의 투표로 행복한 건널목 만들기 프로젝트가 최고 상상으로 뽑혔다. 이밖에도 수상하거나 주목받은 아이디어들은 개발 과정을 거쳐 서울시 문화정책이나 사업 프로그램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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