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너를 준비하는 안현민셰프(사진오른쪽)과 그를 도와 요리하는 명현지셰프. 박미향 기자
안현민(40)씨는 파크 하얏트 서울, 더블유(W)호텔 등을 거쳐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에서도 근무했다. 실력 좋은 양식 요리사가 지금은 ‘모던 코리아 퀴진’에 매진한다.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말이다. “윤정진 셰프(지난해 작고)께 한식을 배웠다. 그걸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 내 꿈은 외국에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거다.”
2006년 중국에 건너가 호텔 요리사 생활을 하는 등 경험을 쌓고 2010년 베이징에 레스토랑 ‘쌈’을 열었다. 이름 그대로 우리 쌈요리 전문점이다. 하지만 그의 쌈은 달랐다. 두부피가 상추를 대신했다. 미역을 커피 드립기에 넣고 내려 국을 만들었다. 단박에 중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국 국영방송, 잡지 등에서 연이어 출연과 인터뷰 요청이 밀려왔다. ‘빈대떡 신사’를 부르면서 우리 빈대떡을 소개했다. 여유유성(중국의 여행레저위성방송채널)시청률은 수직상승했다.
변신은 그의 숙명인가보다. 지난해 쌈을 ‘원 포트 바이 쌈’으로 이름을 바꾸고 변화를 줬다. 전골냄비에 춘천닭갈비, 즉석떡볶이가 푸짐하게 담겼다. 한식하면 불고기 같은 고기류가 대부분인 베이징에서 그는 한식으로 가장 유명한 요리사가 됐다. 맛 말고 비결은 또 있다. “중국(사람들)은 가격도 ‘8’자도 끝나야 좋아한다.” 그의 차림표에는 128위안, 78위안이 적혀있다. 8자를 행운의 숫자로 생각하는 현지인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인공조미료도 안 쓴다. “지금 베이징은 마치 우리나라 70년대처럼 (인공)조미료를 많이 먹는다. 하지만 윤정진 셰프에게 배웠다. 요리사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함이라고.” 그는 ‘힘내자! 정쉪’ 행사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음식을 발표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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