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마샬군도의 한국인 강제징용자 생생한 모습 공개

등록 2014-08-13 15:39수정 2014-08-13 16:27

국사편찬위, 한국인 저항사건 사진 첫 발굴
벌거벗은 채 미군에 투항하는 모습 등 담아
태평양전쟁 시기 태평양 중서부 마셜제도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한국인들의 저항사건에 대한 사진문서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유영익)는 광복 69주년을 맞아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새롭게 발굴한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의 반인도적 범죄행위와 한국인 저항사건 관련 자료를 13일 공개했다.

이 자료는 1945년 3월 태평양 중서부 마셜제도 동남쪽 끝에 있는 밀리환초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본군들에게 저항한 사건과 관련돼 있다. 이 사실은 재미사학자 방선주 박사가 처음 밝혀낸 것으로, 방 박사는 지난 2007년 5월26일치 <한겨레> 기고문을 통해 이를 공개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연구사 5명을 보내 처음으로 관련 사진 자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위원회 자료를 보면, 일본군 강제징용으로 마셜제도에 끌려간 한국인 노동자들은 태평양전쟁 시기 가혹한 노동과 학대에 시달렸다. 특히 1944년 미군의 소개작전으로 전투력이 바닥에 이르고 전투력이 바닥에 떨어진 일본군들은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고래고기라고 속여 동료의 인육을 먹이는 등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그뒤 미군이 비행기로 마셜제도 일대에 뿌린 한글 ‘삐라’를 보고 한국인들은 미군에 투항할 계획으로 반란을 일으켰지만, 인근 섬에 주둔하던 일본군이 이곳으로 건너와 반란을 일으킨 한국인 노동자들을 집단 학살했다.

미 해군이 작성한 사진 설명을 보면, 193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일본군의 노예생활에 반발해 저항했고, 그뒤 살아남은 68명의 생존자들을 미해군이 구조했다고 기록돼있다. 미군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굶주림에 시달려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매우 비참한 상황이었다는 것 또한 함께 기록했다. 이 한국인 노동자들은 이후 하와이 포로수용소로 보내졌고, 1946년 1월 일본 우라가에 머물다가 그해 2월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위원회 발굴 사진자료를 보면,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당시 모습이 생생히 드러난다. 일본군 학살을 피해 숨어있다가 벌거벗은 채 미군에 투항하는 모습, 고무보트에 실려 구조된 뒤 미군 배 안에서 전투식량을 배급받아 먹는 모습, 포로수용소에 배치돼 옷과 식량을 배급받는 모습까지 한국인들의 구조과정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형태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공포에 질린 한국인 피해자들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미군들의 묘한 표정까지 잘 드러난다.

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은 2010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진상조사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바 있으나, 저항참여자 수 등을 잘못 추정해 사건의 실재가 증명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사진자료와 문서 등은 일제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중요한 발굴”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태평양전쟁 기간에 일제가 미군 포로를 상대로 비인도적 생체 실험을 했다는 문서를 새롭게 발굴했다며 이를 함께 공개했다.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