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파파이스’ 출연 “정부 발표 헤딩 값도 틀려”
[김어준의 파파이스]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만든 김지영 감독이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세월호가 침몰 직전 지그재그로 운항한 것은 조류 때문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발표한 세월호의 헤딩(HDG·뱃머리가 향하는 방향의 각도) 값이 잘못된 숫자라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22회에 출연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자료를 보면, 4월16일 오전 8시에 조류는 0.4노트, 오전 9시에는 1.7노트밖에 안 된다”며 “배를 심하게 흔들 정도면 유속이 4노트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 항해사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법정에서 “사고 지점이 폭이 넓은 지역인데다 기상이 좋고 조류도 없었다”고 증언한 선원의 말을 근거로 들어 “(배의 방향이) 1~2도는 흔들릴 수 있지만 5도 이상 값이 차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김 감독이 <김어준의 파파이스> 21회에서 “세월호가 침몰 전 지그재그 운항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류 때문이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이어 김 감독은 “8시44분에서 45분대를 보면 코스(배가 지나온 항로의 위치) 값이 굉장히 급격하다. 정부 데이터를 보면 6초간 4도가 변한다. 이는 굉장히 급한 각도이며 이 시간에 이 각도로 배가 움직이려면 ‘미리 타를 넣어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는 세월호가 지그재그 운항을 한 것은 의도성이 짙다는 것을 뜻한다.
김 감독은 또 정부가 공개한 헤딩 값이 틀렸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사고 당시 둘라에이스호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사고 직후 CNN이 보도한 영상이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헤딩 값으로 그래픽을 만든 결과 사고 당시 구조하러 세월호에 근접한 둘라에이스호에서는 세월호의 엉덩이(선미) 부분이 보이게 돼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둘라에이스호에서 찍힌 동영상을 보면 세월호 방향은 정부가 발표한 헤딩 값과 전혀 다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 허용범 단장은 지난 16일 세월호 승무원들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의 나침계가 순간적인 회전으로 인해 (헤딩 값에) 오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허 단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침몰 당시 세월호 운항에 대해 그동안의 수사 기준으로 삼았던 ‘헤딩 값’이 아닌 비정상적인 지그재그 운항을 보여주고 있는 ‘코스 값’으로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편, 김 감독은 이날 정부가 AIS 기록이 없다고 주장한 사고 직전 35초에 구간의 AIS 기록을 찾아내 공개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22회에서 공개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한겨레TV, 김어준의KFC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승무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해경 구조선으로 탈출하는 모습. 서울지방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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