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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갑자기 다가온 ‘재해’?…만화가들이 겪은 육아 세계

등록 2014-09-25 19:39수정 2014-09-25 21:29

임신과 출산 과정을 담은 만화 <내가 태어날 때까지>. 애니북스 제공
임신과 출산 과정을 담은 만화 <내가 태어날 때까지>. 애니북스 제공
웹툰 작가 주호민, 난다 등
출산·육아 소재 만화책 발간
“부모라는 눈 하나 더 갖게 돼”
이제 진짜 ‘어른의 일’이 시작됐다. 게임 덕후인 남편과 만화가 아내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그려온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작가 난다가 임신과 출산 과정을 담은 <어쿠스틱 라이프7>과 <내가 태어날 때까지>를 동시에 출판했다. 지난 4월에는 주호민 작가가 아빠의 눈으로 본 출산과 육아 이야기를 담은 <셋이서 쑥>을 책으로 냈다. ‘어른이’들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만화가 고되고도 경이로운 육아의 세계를 소재로 이야기 꽃을 피운다.

<어쿠스틱 라이프7>은 다음만화속세상 사이트에 연재했던 일상툰 <어쿠스틱 라이프> 118화부터 132화까지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마이클럽 사이트에서 2013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연재했던 극 만화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요리사 남편과 인형 그림책 작가인 부인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지만 두 책 모두 작가의 체험과 정서를 바탕으로 ‘어렵고도 흔한 부모가 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마찬가지다. “32년간 나라고 알고 있던 것이 모두 바뀌어버리고 스펙터클한 감정 기복과 입맛을 자랑하게 된” 난다의 체험담에 댓글란도 주부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난다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 신변 변화에 따라 독자층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 고민도 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신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을 하나 더 가지게 되었고, ‘부모와 자식관계’라는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늘었다”고 했다.

<셋이서 쑥>. 애니북스 제공
<셋이서 쑥>. 애니북스 제공
<셋이서 쑥>은 올레웹툰에서 2013년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재됐던 만화다. <무한동력> <신과 함께> 등을 그렸던 주호민 작가는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소중한 감정이 아기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빨리 잊혀질 것 같아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만화가 아빠는 “육아는 갑자기 시작된다는 점에서 자연재해와 비슷했다”고 말하지만 아빠가 그리는 육아도 공감투성이기는 마찬가지다. 아기에게 말을 걸어주라는데 할 말이 없어서 ‘아스트랄한 더빙’을 풀어놓는 아빠나 3초마다 주변 엄마들의 말에 휘둘리는 ‘유리알 멘탈’ 엄마의 모습은 예전 부모들과 똑같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답없는 부부싸움을 계속하기 보단 부부와 아이 방을 분리하고 아기가 잠들면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덕질’(좋아하는 것을 집중 탐구하는 행동)을 하며 육아 노동을 즐긴다.

웹툰 역사 10년, 부모가 주인공 되는 웹툰의 변화는 한 세대가 흘렀음을 말한다. 주 작가는 “많은 일상툰이 사람의 희로애락 중 부정적인 감정은 생략해왔는데 처음으로 일상툰을 시도하면서 슬픔·짜증·분노까지 가감없이 그리려고 했다”고 돌아본다. 애니북스 천강원 편집장은 “<결혼해도 똑같네>, <어쿠스틱 라이프> 등 신혼 생활만을 다루던 일상툰에서 육아와 출산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것은 웹툰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 나이들어간다는 뜻”이라며 “불륜, 갈등, 이혼처럼 부정적인 소재들도 우리 인생의 전반적인 모습을 그린다는 이유로 일상툰에 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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