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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프랑크푸르트로 떠난 ‘문화올림픽’ 황지우 총감독

등록 2005-09-22 17:05수정 2005-09-22 17:05

“주빈국 문열면 한국문화 붐 일것” 황지우씨
“주빈국 문열면 한국문화 붐 일것” 황지우씨
“주빈국 문열면 한국문화 붐 일것”
110여 나라가 참여해 세계 최대 규모를 이루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공식 개막일이 다음달 19일(현지시각)로 다가왔다. 이번 도서전에서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올해의 주빈국 행사를 이끌며 한국 관련 행사들을 다양하게 펼칠 주빈국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우창)의 손길도 점차 바빠지고 있다.

도서전 10월19일 개막
분단위로 진행상활 점검
주요 이벤트 ‘유비쿼터스-북’
유럽인 반응 두렵고도 궁금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도 확정되고 웬만한 전시물들은 지난달 말까지 모두 배에 실려 프랑크푸르트를 향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6월부터 주빈국 행사를 지휘한 황지우(52) 조직위 총감독도 22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했다. 그는 개막에 앞선 사전행사들과 개막 이후 주요행사들의 진행을 지휘하며 도서전 폐막일인 10월23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중간에 짬을 내 잠깐 귀국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출국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조직위 총감독실에서 만난 거칠한 얼굴의 황 총감독은 “실제상황이 벌어질 현장으로 가는 기분은,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상물로 본 미국 나사(항공우주국)의 달 탐사 추진과정처럼 오래 치밀하게 준비해왔지만 경험할 수는 없었던 달로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흥분되고도 두려운 순간들이다.

그와 조직위 스태프들은 요즘 마무리 시뮬레이션을 한창 벌이고 있다고 한다. “분 단위로 행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저명 인사들이 주빈국관을 방문했을 때,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움직여야 할지 시나리오를 익히고 있습니다.” 도면을 펼쳐두고 하는 일종의 ‘도상훈련’이다.

그가 22일 출국한 데 이어 조직위의 대부분 스태프 40명 안팎도 순차적으로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10월 초가 되면 조직위 자체가 서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옮아가는 셈이다. 한국의 작가 40여명도 도서전에 참여한다.

지금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주빈국관이다. 특히 주요 이벤트로 기획된 ‘유비쿼터스-북’에 대한 유럽인의 반응이 그렇다. 한국적 사랑의 시와 깨달음의 말을 누구나 휴대전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받아보고 친지·연인한테 보낼 수 있게 하자는 이 기획은 이동통신 환경에 한국인보다는 덜 익숙한 유럽인 사이에서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지 “두렵고도 궁금한 일”이다. 국제도서전에 전시할 만한 영문 번역된 국내 책들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위가 한국문화를 알리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선택한 기획이라고 한다. 개막일이 바짝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요즘 이벤트의 홍보 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른바 ‘문화올림픽’의 주최국이면서도 현지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너무 낮은 것 아니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한국문화가 그동안 유럽에서 얼마나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는지 절감했다”며 “한국문화의 엑기스를 만선으로 채워 나간다고 해서 단번에 우리 문화가 유럽에 널리 스밀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이번을 출발로 삼아 지속적 교류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문화가 유럽에서 포화상태를 이뤄 틈새를 뚫고 들어가는 건 오히려 더욱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행사 기간에 “한국문화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희망 담긴 확신을 내보였다. 여러 독일 언론인들이 한국을 찾아 심층취재를 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고 올해 3월부터 연 문학 순회 낭독회를 통해 여러 독일 문학·문화비평가들이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런 좋은 예감의 근거다. “주빈국인 한국에 관한 언론 보도는 아마도 4천회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문화가 유럽에서 이렇게 큰 규모로 집중 부각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는 지금 “한국의 공연·전시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의 가을밤이 한국문화로 진동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빈국 행사는 주빈국관(758평)과 한국관(303평) 그리고 두 곳을 잇는 아고라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10월 초부터 전시장과 시 곳곳에서 한국과 관련한 30가지의 학술·공연·전시·이벤트 행사 한마당이 펼쳐진다. 한국관엔 주빈국 행사와 별개로 이번 도서전에 참여하는 70여개 출판사의 책 전시와 출판비즈니스 활동이 벌어진다. 또 시내 그뤼네부르크 공원 안에 마련된 ‘한국의 정원’은 유럽 관람객의 발길을 끌 것으로 조직위는 기대한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10여 나라에서 7천여 출판사들이 참여해 34만권의 책을 전시하고 취재인원만 1만여명이 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책과 문화 전시회다.

글·사진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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