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치앙 살가두. 곽윤섭 선임기자
[짬] 다큐 사진가 겸 환경운동가 세바스치앙 살가두
8년간 120개국 오지 기록해 사진전
지난해 영국부터 전세계 순회중 삶과 작품 다룬 다큐영화 시사맞춰
한국 첫 방문해 관객들과 대화도
“비무장지대 찍으로 다시 오고싶다” 살가두는 부인 렐리아 살가두(왼쪽)와 함께 고국 브라질의 미나스제라이스에 2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대서양 열대우림을 만들어낸 ‘인스티투토 테라’(대지 회칙)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무분별한 벌목과 가뭄으로 인해 1990년 초반까지 민둥산에 가까웠던 그곳은 현재 브라질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가장 키가 큰 나무는 15미터로 재규어까지 발견될 정도로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가두는 “사진은 해석이나 번역이 필요 없는 강력한 언어다. 이것이 사진의 힘이다. 나는 제네시스를 통해 지구에 경의를 표하는 편지를 쓴 것이다. 제네시스를 본 관객들 모두가 태초의 지구 모습을 즐기길 바라며 지구의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에 살가두는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살가두의 방한을 기념해 특별상영된 휴먼다큐멘터리 영화 <제네시스-세상의 소금> 시사회에 앞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국 관객과 만났다. 빔 벤더스와, 살가두의 아들 줄리아누 히베이루 살가두가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살가두의 인생과 사진, 그리고 제네시스의 제작 과정을 담고 있다. 2014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어 찬사를 받았다. 내년 1월 한국에서 개봉한다. 이 자리에서 살가두는 “이 영화와 사진전을 통해 내가 걸어온 길과 삶을 고스란히 보여드릴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 담겨 는 것이다. 8년 동안 120개국에서 걸었던 거리도 길었지만 무엇보다 시간이 중요했다. 노동자를 만나거나 난민캠프를 갔을 때 사진만 찍고 빠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같이 호흡하고 같이 생활해야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다음에 사진이 있다. 대상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존엄성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동물에게도 허락을 받고 찍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동물과 교감을 하기 위해선 결국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관객이 좋아하는 작품과 그 이유를 물었다. 살가두는 “따로 특별히 좋아하는 사진이 없다. 나에게 사진은 내 아들들과 같은 것이어서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고 답했다. 살가두의 둘째 아들은 장애인으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다른 관객이 “살가두의 작품은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살가두는 “거듭 강조하지만 사진은 존중이다. 지구는 그 자체로 경이롭기 때문에 존중한다. 빛과 피사체 모두 아름다우므로 아름답게 찍는 것이다. 나는 어떤 (인위적인) 포즈도 요청하지 않는다. 비판을 하는 분들은 화려한 곳에서 사는 분들이고, 지구의 이면에 있는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달리) 경이로운 지구의 현장에 있었고 그 아름다움을 안다”고 답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살가두는 “인도네시아엔 태초의 원시 생태가 보존된 곳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초현대적으로 변했다. 한국도 50년 전만 해도 그런 곳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서울에서 50킬로미터만 위로 가면 종의 다양성이 풍부한 비무장지대가 있다. 지뢰 등 안전문제 때문에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꼭 다시 방문하여 한국을 더 살펴보고 비무장지대에 잘 보존되어 있는 자연환경을 촬영할 기회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2013년 4월 영국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첫 전시를 연 이후 전세계를 돌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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