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교수(사진 오른쪽)
아홉달 동안 공석이던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위원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의 연구위원을 지낸 김세훈 세종대 교수(50·만화애니메이션학과)가 임명됐다. 그동안 김 교수 영진위원장 내정설에 반발해온 한국영화감독협회 등은 “김 교수가 정통 영화 현장 출신이 아니라는 우려가 많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1일 새 영진위 위원장에 김세훈 교수를 임명했다. 또 영진위 비상임위원에 김종국 백석대 교수(문화예술학부), 신보경 영화프로덕션 디자이너, 박재우 프로듀서를 임명했다.
문화부는 “김세훈 신임 위원장은 미국 유시엘에이에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영화타이틀 디자인, 애니메이션영화 제작 등 영상콘텐츠산업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며 “한국 영화산업의 폭을 넓히고 영화가 창조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결국 김 교수를 영진위 위원장에 임명했다며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한국영화감독협회 관계자는 “이미 김 교수 임명 움직임에 우려 성명을 냈는데도 정부가 임명장을 준 상황이라, 찬반을 표시하는 것 자체도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의 요구를 정리해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영화감독협회와 시나리오작가협회는 김 교수 내정 소식이 알려진 지난 24일 “영진위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영화인과 소통하며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경력과 충분한 소양을 갖춘 인물이 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을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사실상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
영화제작자협회 핵심 관계자도 김 위원장 임명에 대해 “영진위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새 영진위 위원장에 대한 반대의사 표시조차 이젠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신승근 서정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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