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사르의 자동차’.
무자비한 인질 참수와 이슬람 풍자만평가를 겨냥한 공격.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전세계가 경악하고 공분한다. 이슬람국가의 세력을 급속히 확장시킨 시리아 내전으로 지난 4년 동안 21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테러가 드세질수록 무슬림에 대한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도 강해진다. 하지만 무슬림의 일상과 이슬람 국가 내부의 모습은 잘 알려지지 않는다. <인티사르의 자동차>(미메시스)와 <미래의 아랍인>(휴머니스트)은 무슬림의 시각에서 그들의 일상과 이슬람 사회 내부를 들여다본 만화다.
‘인티사르의 자동차’
예멘여성 40명 인터뷰 재료삼아
27살 여성간호사 발랄한 저항 그려 ‘미래의 아랍인’
교수 아버지 둔 소년 눈에 비친
30년전 이슬람 국가의 맨얼굴 27살의 예멘 여성 인티사르는 마취 전문 간호사다. 당당하게 세상을 살고픈 현대 여성이다. 하지만 남자 보호자 없이는 운전면허도, 여권도 갱신할 수 없다. 주변 남자의 말만 듣고 아버지가 병원에 연락해 딸을 해고하도록 한다. 인티사르는 우리가 상상해온 무슬림 여성들의 억압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인티사르…>는 이슬람 여성의 좀더 내밀한 내면을 그려낸다. 도요타의 84년형 코롤라를 몰고, 비욘세의 노래를 들으며 시내를 활보한다. 때로는 운전대를 잡은 자신을 고깝게 바라보는 남성들과 질주 경쟁을 벌이며, 억눌린 분노를 폭발시킨다. 온몸을 가리는 히잡과 니캅은 서구세계엔 여성 억압의 상징물이다. 하지만 인티사르를 비롯한 이슬람 여성들은 그 검은 천의 익명성을 이용해 부모와 친인척을 속이며 일탈을 시도하고, 자신을 예쁘게 꾸미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한다. 외국 유학을 꿈꾸며 부모에게 저항하고, 서구 문화에 열광한다. 또 가족의 명예를 내세운 이슬람 남성들의 위선을 고발한다. 스페인 출신 페드로 리에라가 2009년부터 1년 동안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살면서 겪은 경험과 40여명의 예멘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만든 <인티사르…>는 2013년 프랑스 국영라디오 방송이 주는 ‘프랑스 앵포’ 시사 및 르포 만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리아드는 금발의 어린 소년이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에서 유학한 시리아 출신 교수다. <미래의 아랍인>은 아버지를 따라 리비아, 시리아 등 중동지역을 떠돌며 성장한 어린 리아드의 눈에 비친 30년 전 이슬람 국가의 맨얼굴을 담았다. 프랑스에서 리비아에 도착한 어린 그의 눈에 비친 카다피는 록스타 같은 존재다. 하지만 리비아 국민들의 삶은 ‘그린북’이라는 카다피의 지침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온갖 제약과 금기, 검열이 일상이다. 하페즈 알아사드 치하의 시리아도 암울하게 묘사된다. 어린이들에게 유대인에 대한 맹목적 증오를 심어주고, 사형당해 목매달린 시체가 시내 한가운데 버젓이 걸려 있는 세상이다. <미래의 아랍인>은 무엇보다 프랑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리아드의 아버지를 통해 그들의 위선과 허위를 고발한다. 아버지는 무슬림이지만 돼기고기를 먹고, 기도를 하지 않고, 종교의 제약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아들에게 코란을 외우도록 한다. 이성적인 지식인이라면서도 카다피, 후세인, 알아사드 같은 독재자를 칭송하고, 반서구주의자를 자처하면서 벤츠와 고급별장을 동경하고 출세에 목을 건다. 리아드 사투프가 지은 <미래의 아랍인>은 2월1일 막을 내린 2015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예멘여성 40명 인터뷰 재료삼아
27살 여성간호사 발랄한 저항 그려 ‘미래의 아랍인’
교수 아버지 둔 소년 눈에 비친
30년전 이슬람 국가의 맨얼굴 27살의 예멘 여성 인티사르는 마취 전문 간호사다. 당당하게 세상을 살고픈 현대 여성이다. 하지만 남자 보호자 없이는 운전면허도, 여권도 갱신할 수 없다. 주변 남자의 말만 듣고 아버지가 병원에 연락해 딸을 해고하도록 한다. 인티사르는 우리가 상상해온 무슬림 여성들의 억압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인티사르…>는 이슬람 여성의 좀더 내밀한 내면을 그려낸다. 도요타의 84년형 코롤라를 몰고, 비욘세의 노래를 들으며 시내를 활보한다. 때로는 운전대를 잡은 자신을 고깝게 바라보는 남성들과 질주 경쟁을 벌이며, 억눌린 분노를 폭발시킨다. 온몸을 가리는 히잡과 니캅은 서구세계엔 여성 억압의 상징물이다. 하지만 인티사르를 비롯한 이슬람 여성들은 그 검은 천의 익명성을 이용해 부모와 친인척을 속이며 일탈을 시도하고, 자신을 예쁘게 꾸미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한다. 외국 유학을 꿈꾸며 부모에게 저항하고, 서구 문화에 열광한다. 또 가족의 명예를 내세운 이슬람 남성들의 위선을 고발한다. 스페인 출신 페드로 리에라가 2009년부터 1년 동안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살면서 겪은 경험과 40여명의 예멘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만든 <인티사르…>는 2013년 프랑스 국영라디오 방송이 주는 ‘프랑스 앵포’ 시사 및 르포 만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래의 아랍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