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건축가 프라이 오토. 사진 연합뉴스
뮌헨올림픽 경기장 ‘천막 설계’ 명성
별세 다음날 수상자 발표로 ‘조의’
별세 다음날 수상자 발표로 ‘조의’
텐트형 지붕이 특징인 독일 뮌헨 올림픽경기장을 설계한 독일의 건축가 프라이 오토(1925~2015·사진)가 작고 다음날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됐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10일(현지시각) “오토는 환경주의자, 생물학자, 엔지니어, 역사학자, 자연주의자 그리고 다른 건축가들과의 함께 일하며 건축 분야에서 역사적인 협업을 실천했다”며 올해 수상자로 공표했다.
작고한 건축가에게 영예가 돌아간 것은 1979년 상이 제정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해마다 인류와 환경에 중요한 공헌을 한 건축가에게 주는 프리츠커상은 하이엇(하얏트) 호텔 체인을 소유한 하이엇재단 전 회장 제이 프리츠커 부부가 제정했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올해 초 이미 수상자를 선정해 오토에게 알렸고, 그는 5월1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오토는 당시 “나는 자연재해와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건물을 디자인하려 했다”며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인류를 돕기 위해 지금까지 해온 일을 계속하겠다”는 수상 소감을 위원회에 남겼다.
1925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오토는 72년 스타디움과 공원이 한데 어우러진 생태공원 형태로 조정된 뮌헨 올림픽경기장을 설계했다. 특히 메인스타디움에 기둥을 세워 케이블로 천막 같은 지붕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텐트형 건축물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앞서 67년 몬트리올박람회 서독관에서도 유목민 텐트를 빼닮은 지붕을 선보였던 그는 생물학자, 인류학자 등과 ‘생물학과 건축’ 모임을 통해 생태주거형 건축을 발전시켰다.
그를 애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201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는 “프라이 오토는 가장 적합한 구조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가끔 예상치 못한 접근법을 사용했다”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심사위원회 피터 팔룸보 위원장은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잠언을 인용하며 “오토는 과거의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은 채 우아하고 발랄하게 상승과 활강을 거듭하는 새처럼, 자유를 상징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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