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노벨문학상 나온다면 누구? 고은, 확석영
2005년 수상자 이르면 6일 발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이르면 6일 저녁 8시(한국시각)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로이터통신이 고은 시인을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스웨덴 시인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와 함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명하면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 유력후보 거명
국내선 “대표작 없다” 인색
국제무대 “시풍 매력적” 호응
1990년대이후 해외발길 잦아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도박전문 업체 ‘래드브룩스’의 발표를 인용해 도박사들이 아도니스의 수상 가능성을 2대1로 보고 있으며, 고은 시인과 트란스트로메르와 함께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 등 8명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은 시인은 몇 년 전에도 외신에서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된 바 있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과 관련해서 근래 부쩍 잦아진 그의 외국행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1980년대에 민주쟁취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와 같은 재야 활동, 또는 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과 같은 문화예술계 활동에 주력했던 고은 시인은 1990년대 이후 해외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에서 동시에 초빙교수 활동을 하면서 미 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오갔으며, 유엔총회장에서 축시를 낭송하는가 하면 세계시아카데미 회원으로서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시낭송 축제에 단골 손님으로 참여했다. 1년의 반 이상을 국외에서 지낸다는 말까지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지나친’ 다작에다 대표작이 없다는 평가도 겹쳐서 오히려 인색한 평을 듣는 감도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고은 시인의 시에 대한 평가는 높은 편이다. 동양적 선(禪)을 바탕에 깐 시풍이 매력적인데다, 민주화운동 투쟁 경력이라는 문학 외적인 배경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방북…옥살이뒤 제2전성기
“다양한 형식” 해외서 잇단 번역
겐자부로 수상 가능성 언급
고은 시인 문학상 행보에 합류
어쨌든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향해서 ‘순항’하는 듯싶었던 고은 시인의 행로에 뜻밖의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소설가 황석영씨다. 황석영씨는 당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북한을 다녀온 죄로 오랫동안 해외를 떠돌다가 1993년 귀국했으며, 귀국 즉시 투옥되었다가 1998년에 석방되었다. 89년 방북 이후 10년 가까이 작품을 쓰지 못했던 황석영씨는 석방 직후부터 <오래된 정원> <손님> <심청> 등을 숨가쁘게 쏟아내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실주의의 진보적 핵심을 견지하면서도 다양한 형식 실험을 병행하는 그의 소설들은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잇따라 번역 소개되고 있다. 그에 따라 황석영씨의 해외 나들이 또한 고은 시인 못지않게 잦아졌는데, 지난해부터는 아예 생활 터전을 런던으로 옮겨 세계 무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는 참이다. 이번 가을에는 독일의 유력 출판사 데테파우(dtv)에서 그의 소설 두 편이 한꺼번에 번역 출간될 예정이기도 하다.
고은 시인과 황석영씨는 고씨가 10년 연상의 ‘선배’로서 70년대 이후의 민주화투쟁 과정에서부터 동지적인 관계를 쌓아 온 사이지만, 최근에는 노벨문학상을 둘러싸고 미묘한 경쟁의식과 신경전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사석에서 마주친 두 사람이 서로의 해외 행보를 두고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행보를 위협할 경쟁자로서 황석영씨의 입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올 9월 하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기간 중에 있었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한 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황석영씨를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한 네 사람 가운데 하나로 공식 언급한 것이다. 다른 세 사람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 중국 작가 모옌, 그리고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었다. 오에 개인의 호오가 작용한 판단이라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발언이었지만, 노벨문학상을 향해 일종의 경주를 벌이고 있는 두 당사자에게는 천금같은 무게로써 다가왔을 법하다. 과연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은 시인과 황석영씨말고도 박경리, 이호철, 최인훈, 조정래, 이문열씨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며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국내선 “대표작 없다” 인색
국제무대 “시풍 매력적” 호응
1990년대이후 해외발길 잦아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도박전문 업체 ‘래드브룩스’의 발표를 인용해 도박사들이 아도니스의 수상 가능성을 2대1로 보고 있으며, 고은 시인과 트란스트로메르와 함께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체코 소설가 밀란 쿤데라 등 8명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은 시인은 몇 년 전에도 외신에서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된 바 있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과 관련해서 근래 부쩍 잦아진 그의 외국행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1980년대에 민주쟁취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와 같은 재야 활동, 또는 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과 같은 문화예술계 활동에 주력했던 고은 시인은 1990년대 이후 해외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에서 동시에 초빙교수 활동을 하면서 미 대륙의 동쪽과 서쪽을 오갔으며, 유엔총회장에서 축시를 낭송하는가 하면 세계시아카데미 회원으로서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시낭송 축제에 단골 손님으로 참여했다. 1년의 반 이상을 국외에서 지낸다는 말까지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지나친’ 다작에다 대표작이 없다는 평가도 겹쳐서 오히려 인색한 평을 듣는 감도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고은 시인의 시에 대한 평가는 높은 편이다. 동양적 선(禪)을 바탕에 깐 시풍이 매력적인데다, 민주화운동 투쟁 경력이라는 문학 외적인 배경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방북…옥살이뒤 제2전성기
“다양한 형식” 해외서 잇단 번역
겐자부로 수상 가능성 언급
고은 시인 문학상 행보에 합류
한국 첫 노벨문학상 나온다면 누구? 고은, 확석영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행보를 위협할 경쟁자로서 황석영씨의 입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올 9월 하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기간 중에 있었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한 대학에서 행한 강연에서 황석영씨를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한 네 사람 가운데 하나로 공식 언급한 것이다. 다른 세 사람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 중국 작가 모옌, 그리고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었다. 오에 개인의 호오가 작용한 판단이라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발언이었지만, 노벨문학상을 향해 일종의 경주를 벌이고 있는 두 당사자에게는 천금같은 무게로써 다가왔을 법하다. 과연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은 시인과 황석영씨말고도 박경리, 이호철, 최인훈, 조정래, 이문열씨 등이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며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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