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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폴 매카트니가 박원순 시장을 공연에 초대한 이유 [더(The)친절한 기자들]

등록 2015-04-29 15:54수정 2022-08-19 17:27

[더(The) 친절한 기자들]
평소 동물 운동가·채식주의자로 알려진 폴 메카트니
2009년 하루 채식 권장하는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 제안
환경 이슈에 관심 많고 인지도 높은 유명인들 초대
박원순 서울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헤이, 주드~ 그다지 나쁘게 생각하진 말게

슬픈 노래를 좋은 노래로 만들어 보자구 (비틀즈 ‘헤이 쥬드’ 중에서)

오는 5월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비틀즈의 원년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는 지난해 내한공연을 열 예정이었는데 건강 악화로 공연을 취소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당시 폴 매카트니는 “첫 한국 방문과 공연을 기다렸는데 한국 팬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 공연을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한국 팬들은 폴 매카트니와 함께 할 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음악인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그라운드(Ground)석의 티켓 가격만해도 30만원대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20 폴 매카트니’ 공연에 초대장을 받은 이들이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영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방송인이자 가수 배철수씨와 윤도현씨가 나란히 초대석에 앉게 됐습니다. 부러운 마음은 이쯤에서 잠시 접어 둡니다.

폴 매카트니는 왜 첫 한국 공연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드리기 위해 폴 매카트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올해 73살인 그는 3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지치지 않는 이유를 채식과 명상으로 꼽았습니다. 평소 동물 운동가이자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도살장 벽이 유리로 돼 있다면 모든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면서 채식을 권유할 만큼 적극적입니다. (▶ 관련 영상 / 폴 매카트니 : 도살장 벽이 유리로 돼 있다면 모든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dskGy-bSX4)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토론회에서 폴 매카트니는 “육식을 제한하는 것이 기후 변화 해결책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며 “전 세계인들이 동참할 수 있는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캠페인을 제안했습니다. 이 운동은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고기 대신 싱그러운 녹색 야채와 통곡류·견과류 등으로 구성한 채식 식단으로 바꿔보자는 운동입니다. (▶관련 사이트 http://www.meatfreemondays.com/)

‘고기 없는 월요일’의 효과는 다양합니다. 과도한 육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로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해결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대량 사육으로 동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현재는 36개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가수 비욘세, 배우 기네스 펠트로, 엠마 톰슨, 마크 러팔로 등이 ‘고기 없는 월요일’의 공식 서포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 안 먹으면 당신도 환경 운동가’라는 모토로 70여개의 기관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97% 초·중·고등학교에서는 2011년부터 주 1회 채식으로 마련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북교육청 산하의 88개 학교에서도 ‘채식의 날’을 정해 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방한을 맞아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함께 할 조력자를 찾고 있습니다. 그를 대신해 초청행사를 맡은 이현주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Korea)’ 대표는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권장하는 이 운동이 누구나 공감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이자, 건강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으면서 환경 위기에 공감하는 유명인을 초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은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다양한 정책을 펼쳐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을 ‘에코 VIP’ 로 선정해 폴 매카트니의 공연에 초청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가 매주 금요일마다 채식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서울시내 161개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 식단을 마련해 기후변화를 늦추는 친환경식단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도 평소 환경 이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찬욱 감독이 초청됐습니다.

방송인이자 가수 배철수씨는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은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실천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동참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수 윤도현씨도 “지구는 우리가 지금도 살아가고 있고 우리의 미래에도 살아가야 할 땅”이라며 “폴 매카트니가 제안한 환경운동에도 동참해 볼 생각”이라는 메시지로 화답했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공연 전후 3일동안 함께 일하는 스태프에게 채식 식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또 공연 때마다 ‘고기 없는 월요일’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일주일에 하루 채식’에 서명하는 관객들에게 뱃지를 증정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폴 매카트니의 ‘에코 프렌즈’가 되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고기 없는 월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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