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살을 일기로 숨진 ‘블루스의 왕’ 비비 킹이 지난 1998년 프랑스 공연에서 자신의 기타 ‘루실’을 들고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블루스의 왕’ 비비 킹 별세
에릭 클랩튼·스티브 밀러의 기타 멘토
에릭 클랩튼·스티브 밀러의 기타 멘토
‘블루스의 왕’ 비비 킹이 89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에이피>(A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비비킹이 14일 밤9시40분(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46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비비(블루스 보이·Blues Boy)’라는 예명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블루스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며 노래 한 소절 부르고 기타를 한 소절 연주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했지만 그만의 비브라토와 강렬한 연주는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영감을 줬다. 1960년대 후반 마이클 블룸, 스티브 밀러, 에릭 클랩튼 같은 당대의 기타리스트들이 비비 킹을 ‘자신들의 기타 멘토’로 소개하면서 ‘블루스의 왕’은 ‘기타의 제왕’으로도 명성을 쌓았다. 그는 무대에 오르면 “여긴 내 기타 루실이고, 나는 비비 킹입니다”라고 기타 소개를 앞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엔 미국 <롤링 스톤스>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기타리스트’ 중 6위에 올랐다.
1980년엔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1987년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1952년 ‘쓰리 어클락 블루스’로 시작해 여러 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록 미 베이비’ ‘스릴 이즈 곤’ 등의 히트곡으로 74번이나 빌보드 차트 아르앤비(R&B) 부문 1위에 올랐다.
환갑을 넘도록 일년에 300회 가까운 콘서트를 여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계속해온 그는 20년간 당뇨병으로 투병하면서도 음악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부터 건강악화로 공연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요양해왔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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